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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젯'→'로비'…부진의 늪에 빠진 하정우, 배우도 감독도 헛스윙 ing [D:영화 뷰]


입력 2025.04.11 10:21 수정 2025.04.11 10:2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20년 극장 주연작 6편 손익분기점 모두 실패

하정우는 한때 한국 영화계에서 '최연소 1억 배우'라는 수식어로 대표되던 존재였다. 탄탄한 연기력과 흥행 성적을 기반으로, 그는 상업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은 배우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클로젯'(2020)을 시작으로 '비공식작전'(2023), '1947 보스톤'(2023), '하이재킹'(2024), '브로큰'(2025)에 이어 '로비'까지 극장 개봉작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며, 흥행이 실패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배우뿐 아니라 10년 만에 감독으로서도 도전장을 던졌던 '로비'까지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배우 겸 감독 하정우의 위상은 이중의 부담을 안고 흔들리고 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로비'는 20만 1588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개봉했던 이 작품은 2주차 평일 일일 관객수가 1만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예매율과 매출액 점유율 모두 10% 이하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150만으로 사실상 손익분기점 달성 실패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로, 하정우는 김의성, 강해림,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곽선영 등 화려한 라인업과 '롤러코스터'에서 선보였던 하정우의 신박한 블랙코미디 유머가 녹아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로비'는 골프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관객에겐 진입장벽이 높고, 유머 코드 또한 대중 보편성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관객과의 접점 확보에 실패했다. 결국 믿을 것은 배우들의 연기뿐이었지만, 이미 즐길거리가 다양한 관객들에게 하정우를 비롯한 배우들의 이름값만으로 선택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정우는 연출 및 주연작을 밑은 '로비'의 흥행을 위해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를 비롯해 추성훈, 성시경, 이동진이 운영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방위적으로도 홍보에 힘썼으나 이 역시도 작품에 대한 기대나 관객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관객들은 OTT 플랫폼의 풍부한 콘텐츠와 장르 다양성 속에서 관객들은 점점 더 안전한 선택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있는 가운데 입소문을 타지 못한 '로비'는 관객들의 선택지에서 밀려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


하정우의 이름을 건 작품들이 반복적으로 흥행의 벽에 막히면서,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도 대중의 기대치는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이는 곧 그의 차기작에 대한 선입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정우는 올 여름 네 번째 연출작이자 주연작 '윗집 사람들'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얽힌 두 가족이 우연히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숨겨왔던 비밀이 드러나는 내용의 19금 코미디 소동극이다. 러시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 된 만큼 검증된 작품이지만, 최근 극장가에서 성인 코미디 장르가 유의미한 관객 동원을 이끌어낸 사례가 적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로비'에 이어 '윗집 사람들'에서도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하정우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정우가 나오면 믿고 본다'는 공식은 지금의 성적표 속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과거의 영광이 현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진실과 마주한 하정우에게 현재 관객의 눈높이와 취향을 다시 읽어내는 감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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