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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트레스] 관세 영향 앞 꿋꿋한 韓 전선업계, 글로벌 수주 총력


입력 2025.04.11 14:27 수정 2025.04.11 16:39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구리 가격 급락하며 전선 업계 영향 눈길

LS전선·대한전선, 와중에 글로벌 수주 낭보

美 생산 기지 확보하며 관세 안전장치 마련

"북미 내 노후전력망 교체 수요는 지속될 것"

LS전선 직원이 구미 공장에서 초고압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LS전선

미국 트럼프 정부가 글로벌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구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전선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국내 전선 업계 1~2위를 다투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은 나란히 글로벌 수주 낭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전선과 대한전선은 5년 넘게 이어진 특허 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각자 글로벌 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려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불확실성이 큰 대외적인 리스크보다 내실을 다지며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LS전선은 지난 10일 싱가포르 전력청으로부터 약 2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 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인도네시아에서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을 싱가포르로 송전하는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일환이다. LS전선은 변전소까지 연결되는 지중 송전 구간에 230kV급 초고압 케이블을 공급한다.


대한전선도 같은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생산법인 엠텍(M-TEC)이 약 520억원 규모의 현지 전력망 공급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반복되는 정전과 만성적인 전력난 해결을 위해 대규모 전력망 확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글로벌 IT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전선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4월 들어 구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전선 업계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기침체 및 불확실성을 가져오면서 전 산업을 걸쳐 핵심 광물로 꼽히는 구리 가격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구리는 전선 기업들이 주로 쓰는 원자재다.


그럼에도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 및 하락에도 전선업계는 '에스컬레이션(원가연동형)'을 적용하고 있어 실제 큰 영향은 적을 것이란 관측이 크다. 에스컬레이션은 원자재 가격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조항으로, 전선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역할이다.


아울러 업체들은 해외 생산기지를 넓히고 있어 관세 타격을 줄일 또 하나의 안전장치로 꼽히고 있다. 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현지 최대 헤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향후 10년간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대한전선 역시 현지 생산 기지 건립을 검토 중에 있다. 미국 내 생산 제품이 늘어날 수록 관세 고율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향후에도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선업계와 더불어 전력기기업체들도 현지 공장을 증설하며 상호관세를 오히려 호재로 작용시킨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미국 상무부로부터 16.87%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지만,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최대 60.8% 반덤핑 관세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최근 유예기간을 두긴 했으나 최대 25%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한국에 부과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대미 수출 위축이 우려되고 있지만, 변압기는 예외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변압기 시장 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전력망 인프라 교체와 더불어 AI 및 데이터 센터 수요의 급증은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 산업군이 트럼프 관세 압박을 상당히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나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현지 상황에 맞춰 국내 관련 기업들도 관세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거나, 혹은 추가 수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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