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허드슨 강에 헬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6명이 전원 숨진 가운데, 헬기에 탑승하고 있던 일가족이 글로벌 기업 지멘스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미 뉴욕의 허드슨강에 헬기 1대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는 헬기가 이날 오후 3시경 맨해튼 남쪽 헬리포트를 출발한 지 약 18분 만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이더 기록에 따르면, 헬기는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따라 북쪽으로 비행한 뒤 자유의 여신상 방향으로 남하했다.
목격자들은 "헬기가 45도 각도로 빠르게 물에 추락했고, 프로펠러가 떨어져 나간 뒤 헬기가 두 동강이 났다"라고 전했다.
당국에 따르면, 헬기에 탑승한 6명은 모두 사망했다. 탑승자는 조종사 1명과 성인 3명, 어린이 3명이며 이들 중 5명은 스페인에서 온 지멘스의 자회사 최고경영자와 그의 일가족으로 확인됐다.
에스코바르 CEO는 지난 2022년 지멘스 스페인 법인의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지멘스의 철도 인프라 담당 글로벌 CEO로 일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스페인의 독일상공회의소 부회장도 맡아 왔다.
아내 메르세 역시 지멘스 에너지에서 글로벌 커머셜 관리자로 근무했다. 그의 아내는 바르셀로나 FC의 회장을 지낸 아우구스티 몬탈 갈로바르트의 증손녀이자, 카탈루냐 클럽의 감독을 맡았던 아우구스티 몬탈 코스타의 손녀이기도 하다.
가족은 뉴욕에 관광차 머무르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헬기 탑승 직전 가족이 찍은 사진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 속 부부와 자녀들은 환하게 웃으며 사고가 난 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 헬기는 '벨 206' 기종으로, 2013년에도 엔진 이상으로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한 전력이 있다. 애초 군용으로 개발됐으나 현재는 경찰부터 방송사와 관광 업체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용되고 있다.
이번 사고 이후 헬기 투어 회사 대표 마이클 로스는 "30년 동안 헬기 업계에 있었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 본다"라고 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