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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숲이 품은 보석 같은 생태관광 ‘남해 앵강만’ [배태랑]


입력 2025.04.14 11:58 수정 2025.04.14 11:58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국가 명승지 다랭이논부터

테마공원 ‘두모파라당스’의 두모마을까지

다양한 생태프로그램으로 마을공동체 운영


남해 앵강만 신전마을에서 촬영한 모습. 오른쪽에 앵강만 10선 중 하나인 앵강다숲이 형성돼 있다. 동쪽 다랭이마을부터 서쪽 두모마을까지 아홉 마을이 형성된 약 19.4km 구간이 앵강만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배태랑은 ‘배기자와 함께하는 생태사랑 여행’이다. 매달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이달의 생태관광지를 직접 방문한다. 환경부는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해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해 2024년 3월부터 매달 한 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전국 생태관광 지역 중 해당 월에 맞는 특색 있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지역 관광자원 연계 및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한다. 배.태.랑은 전국에 있는 생태자원 현장을 직접 찾아가 생태적 가치와 보존, 그리고 관광이 공존하는 ‘이달의 생태관광’을 직접 조명하고자 이 시리즈를 준비했다. 초보여행자, 가족여행자 눈높이에서 바라본 현장감 있는 시리즈로 풀어 나갈 예정이다. <편집자 주>


난이도 = 앵강만 일대는 여유 있게 둘러보기 좋은 장소다. 혼자 또는 가족, 친구와 함께라면 어디를 가도 아름답다.

접근성 = 서울 등 수도권 기준으로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먼 거리다. 그럼에도 KTX 순천역에서 1시간20분 거리니 이곳에서 자동차를 렌트하는 것도 방법이다. 남해는 적어도 1박2일을 추천한다.

볼거리 = 앵간만을 끼고 형성된 9개 마을 모두 각각 독특한 자연환경과 스토리가 있다. 동쪽 다랭이마을부터 서쪽 두모마을까지 멋진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으면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이다. 앵강만 이외에도 남해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독일마을, 금산, 보리암, 한려해상국립공원 등도 둘러보자.


남해에는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정겨운 사람살이가 보석처럼 곳곳에 박혀 있다. 금산, 망운산, 설흘산, 호구산 같은 산은 물론이고 바닷가 갯벌, 갯바위도 모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마을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다. 오염되지 않았으면서도 사람살이와 잘 어울리는 남해의 경관과 생태에는 ‘보물섬’이라는 말이 가장 걸맞을 것 같다.


임병훈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회장은 “남해는 크게 보면 섬 두 개로 이뤄져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날개를 활짝 편 나비처럼 생겼다. 보물섬이면서 동시에 나비섬인 것”이라며 “오른편 위쪽 날개가 창선섬이고 나머지 세 날개는 남해 본섬이다. 환경부 선정 생태관광지역인 앵강만은 아래쪽 양날개 사이인데 가천, 홍현, 숙호, 월포, 두곡, 용소, 화계, 신전, 벽련(두모) 아홉마을이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다랭이마을의 다랭이논의 절경. 절벽과 바위 사이의 척박한 지형에서 자생하기 위해 만든 계단식 논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동쪽 다랭이마을부터 서쪽 두모마을까지 19.4km의 절경들


앵강만(鶯江灣)은 경상남도 남해군 이동면 일대에 펼쳐진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바다라고 해서 마냥 탁 트인 해수욕장이 있는 건 아니다. 여긴 갯벌, 몽돌해변, 주상절리, 그리고 작은 숲과 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바다와 숲, 논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한 편의 수채화 같다. 바다가 조용히 숨 쉬고, 제비들이 낮게 날며 계절을 알리는 곳. 그래서인지 이곳은 환경부가 선정한 생태관광지로, 자연 그 자체를 느끼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앵강만은 아홉마을 중 가운데에 있는 두곡마을을 중심으로 동쪽 다랭이마을부터 서쪽 두모마을까지 약 19.4km의 큰 만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곳곳에 명소와 볼거리가 가득해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


남해 일대가 워낙 유명한 관광자원이 많다보니 앵강만이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앵강만 주변에는 독일마을, 미국마을, 호구산군립공원, 상주은모래해변 등 명소가 가깝다. 그래서 앵강만을 그냥 지나치거나 앵강만에 있어도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앵강만에는 남해의 전통을 간직하고 생태체험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여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환경부가 선정하는 ‘우수환경교육 프로그램’에도 지정됐다.


임 회장은 “요즘 남해를 오시는 분들은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앵강만은 주변 관광지와도 가깝고 조용한 여행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에 딱 맞는 곳”이라고 말했다.


남해의 4월은 벚꽃과 더불어 유채가 시선을 끈다. 특히 앵강만의 마을에서는 이렇게 아름다운 유채꽃을 한껏 누릴 수 있다. 연인들이 다정하게 유채꽃밭을 거닐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앵간만에 가면 이것만은 꼭 해보자


앵강만 일대는 여러가지 체험과 볼거리가 있다. 당일치기나 1박2일은 앵강만을 다 둘러보기 어렵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다는 얘기다. 그래도 대표적인 명소는 꼭 들러보자.


우선 앵강다숲을 추천한다. 앵강만의 푸른 언덕 위, 오래된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어우러진 숲길이다. 앵강다숲이라 불리는 이 곳은 천천히 걷기 딱 좋다.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흙길을 밟는 발자국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 고르기 좋은 장소를 찾는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가천 다랭이논은 전국구 명소 중 하나다. 경관이 수려하고 사적 가치가 높아 지난 2005년에 국가 명승지 제15호로 지정됐다. 바다를 배경으로 층층이 쌓인 논들, 그 사이로 바쁘게 움직이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랭이논은 남해의 대표적인 전통 농업 경관이다. 자연과 인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조화를 이뤄왔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해안 절벽가의 경사진 비탈에 좁고 긴 680여 개의 논이 108개 층층계단 위에 형성되어 있다. 무려 108개 계단으로 이뤄진 다랭이논을 제대로 보려면 마을로 들어가기 전에 전망대에서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두모파라당스라고 불리는 두모마을은 다랭이논의 유채꽃밭과 더불어 조개잡이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갖췄다. 하늘에서 바라본 두모마을은 아름다운 유채꽃이 만개하며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동쪽에 다랭이마을이 있다면 앵강만 서쪽에는 ‘두모마을’이 있다. 남해군에서는 ‘두모파라당스’라는 이름으로 두모마을을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12일에 새로운 테마공원으로 오픈했다. 파라다이스와 다랭이논의 합성어다. 유채꽃밭은 인스타 감성을 담기에 부족하지 않다. 지역 특산주인 유채막걸리도 별미다.


이밖에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노도(露島)도 볼거리다. 노도는 앵강만 앞에 떠 있는 작은 섬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다. 최근에는 체험형 생태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보 탐방과 생태교육 프로그램, 갯벌 체험 등이 가능하다. 아이를 동반한 여행이라몀 더 추천하고 싶은 코스다.


이밖에 4월이면 다시 돌아오는 제비도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갯마을 제비 A to Z’ 생태 프로그램은 앵강만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환경부 우수환경교육프로그램도 제비가 한 몫 했다.


임 회장은 “앵강만에서는 제비의 생태를 배우고 직접 관찰해볼 수 있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봄이면 제비들이 앵강만에 둥지를 틀고, 여름까지 살아간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자연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꼭 한번 참여해볼 만하다”고 소개했다.


앵간만 아홉마을 모두 정겨워…앵강만 10선 추천


2박이상 앵강만에 머문다면 아홉 마을을 모두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각 마을마다 독특한 색깔이 있다. 앞서 소개한 앵강다숲길 등을 제외한 나머지 마을에는 뭐가 있을까.


홍현마을은 석방렴을 둘이나 갖춘 큰 마을이다. 바위를 2m가량 쌓아 밀물 때 들어온 생선을 썰물 때 잡는 전통 어로다. ‘독살’이라고도 한다. 마을숲도 풍성해 바람과 파도를 막고 마을과 농지를 지켜준다. 바다는 평안하고 마을은 따뜻하다.


숙호마을은 소나무 우거진 마을숲이 괜찮다. 해변에는 자잘한 몽돌이 깔려고 끄트머리 별남 칼바위도 멋스럽다. 월포 두곡마을은 상주해수욕장에 버금가는 남해의 보물이다. 몽돌과 모래를 두루 갖춤 점이 남다르다. 1km정도 이어지는 솔숲도 괜찬다. 70-80년대 조성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나름 울창하다.


다랭이마을로 가는 길은 아름다운 벚꽃 터널로 유명하다. 해안도로를 따라 감상하는 벚꽃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화계마을은 한 가운데 남해군 보호수 느티나무가 두드러지고 옛날 선착장을 알리는 ‘배선대’ 표지석이 한편에 있다. 둘 다 역사가 오랜 마을이라는 흔적들이다.


신전마을은 앵강만 가장 깊숙한 데 있다. 마을숲이 크고 풍성한데 아이들과 더불어 놀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다. 휴양촌 체험촌 운동장 놀이터와 남해 바래길 탐방안내센터가 있다.


이밖에 원천마을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한 마을숲이 제법 길게 이어진다. 신전숲과 달리 사람 손을 적게 탔기 때문인지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럽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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