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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대홍" 연호 이어진 홍준표 캠프…'라스트 댄스' 대선 화려한 출발


입력 2025.04.15 00:00 수정 2025.04.15 00:1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홍준표, 공식 출마 선언…"스트롱맨 필요"

선거 캠프에 운집한 인파 "무대홍" 연호"

유상범 "홍준표, 더 이상 독고다이 아냐"

정치·경제·안보·복지 등 분야별 비전 제시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21대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 전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때아닌 봄비로 4월 중순에 어울리지 않는 추위라는 말이 피부를 휘감은 14일 오후 1시 30분께, '선거의 성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앞. 평소 같으면 점심 식사 후 한산해야 할 이곳은 차가운 부슬비 속을 지키고 선 한 무리의 인파로 가득 차 있었다. 우산을 쓴 한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들어찬 그 곳을 채운 인파의 수는 100여명. 이들이 원하는 건,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에서 알수 있듯,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이었다.


어렵게 인파를 뚫고 진입한 대하빌딩의 로비에선 도저히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가 없었다. 한 지지자는 "5분 넘게 기다렸는데도 못타겠다"고 말하며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계단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최소 100여명은 넘어보이는 인파가 계단으로 4층까지 함께 오르려 하니, 마치 등산을 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하빌딩 4층 가운데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 끝 두 사무실을 빌린 홍준표 대선 캠프의 상황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당시 현장에만 2000명, 이미 떠나갔거나 오고 간 인원만 해도 3000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려들었으니, 공간은 비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공간을 빽빽이 채운 사람들의 얼굴에선 지루하거나 피곤하다는 기색은 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곳을 채운 사람들의 표정을 가득 채운 기대감은 21대 대선에 공식 출마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하고 있었다.


'마지막 도전'임을 수차례 밝힌 홍 전 시장은 기다렸다는 듯 몰려든 지지자 만큼이나 다양한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선진대국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치복원으로 국민통합 △자유와 창의 경제 △핵 균형과 무장평화 △생산성에 따른 분배, 경제성장에 상응하는 복지 △건강한 가정, 행복한 공동체 등 다섯 가지 비전을 제시할 때마다 지지자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을 이끌어냈다.


특히 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 문제가 아니라 바로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 양자택일 선거"라고 규정하면서 선택을 단순화했다. 또 그는 "이번 대선은 전과 4범, 비리 혐의로 5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자 화려한 전과자 이재명 후보와 풍부한 경륜과 검증된 능력을 갖춘 준비된 대통령 홍준표 후보의 대결"이라며 이재명 전 대표와의 차별점을 지지자들에게 각인시켰다.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21대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 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라 경제·외교·안보로 홍 전 시장의 발언이 그 범위를 넓혀나갈수록 장내는 더 달아올랐다. 홍 전 시장은 "지금 우리가 익숙한 6공화국식 경제체제로는 만년 2등, 추격자의 나라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언제까지고 우리 대기업이 국내를 버리고 미국에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어주게 할 수는 없다. 우리 기업이 1등 전략으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의 더 많은 투자와 지원으로 민간의 뒤를 받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을 놓고는 "나는 북한 핵은 오직 핵으로만 막을 수 있고 북핵이 현실화된 이상 우리도 핵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핵 균형론자"라며 "취임 즉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겠다. 그 어느 때보다 '스트롱맨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트럼프와 당당히 맞설 후보는 나 홍준표뿐"이라고 강조했을때 여기저기서 "무대홍"이나 "홍준표"라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세 차례의 대선 경선과 한 차례의 완주를 해냈던 홍 전 시장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출마 선언식에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첫 번째 이벤트의 주인공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영입과 축사였다.


유상범 의원은 "2023년에 당 대변인을 하면서 홍준표 후보를 공개 저격했던 사람이다. 나도 내가 오늘 이 자리에 홍 후보와 함께 설 줄은 몰랐다"며 "그런 내가 어떻게 홍 후보와 함께 할 수 있겠나. 홍준표에 대한 신뢰, 홍준표가 살아온 역정 그 모든 것이 이번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함께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후보는 더 이상 독고다이가 아니다. 수많은 당원 동지가 있다"며 "3년 전, 홍 후보를 지지했던 현역 의원은 딱 2명이었지만 지금은 일일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의원들이 홍 후보와 함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이상 독고다이가 아니다"라고 지지의 이유를 설명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선거캠프에서 홍 전 시장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후 홍준표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상황본부장으로 공식 합류한 유 의원의 설명대로 홍준표 캠프에는 다수의 현역이 자리했다. 후보 비서실장을 맡게 된 김대식 의원과 고용노동정책본부장을 맡을 김위상 의원이 대표적이다. 또 총괄조직본부장엔 전 서울시당위원장이자 재선 의원을 지낸 김선동 서울 도봉을 당협위원장을, 대변인엔 이성배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하면서 외곽 조직에도 공을 들였다.


이재명 대표와 대장동 악연으로 얽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홍 전 시장 지지 선언은 이날 개소식에서 가장 믿기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힌다. "이재명이 당선되면 꽃게 밥이 될 것 같아 그러기 싫어서 이 자리에 왔다"고 포문을 연 유 전 본부장은 "내가 이재명 진영에 있을 때 제일 무서운 상대가 홍 후보였다. 범법자를 잡아낼 수 있는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야말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무자비하다. (우리나라를) 피바다로 능히 만들 수 있고, 자기 최측근 죽어도 눈 깜짝 않는 사람"이라며 "국회의원 뿐 아니라 일반인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법원도 로비의 대상인게 이재명이다. 그래서 나는 홍 후보가 빨리 출발하면 (대선에서) 능히 (이재명을) 따라잡고 (저도) 꽃게밥이 안 돼도 되겠다 생각한다. 유동규 좀 살려달라"고 외쳤다.


이외에도 이날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조배숙·박덕흠·윤영석·김정재·이철규·구자근·유상범·이인선·박성민·강대식·백종헌·김대식·김위상·인요한·조승환 등 17명이 홍 전 시장 개소식에 함께했다. 이인제 전 의원도 지지를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이런 홍 전 시장에게도 마음에 걸리는 구석은 있었다. 최근 들어 출마설이 부각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대표적이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대선 출마 및 개소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 차출론에 대해 "상식에 어긋난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은 내가 잘 안다. 경거망동하고 본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실 분이 아니다. 당내에서 철부지처럼 설치는 일부 사람들이 문제"라며 "한 권한대행은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직무대행이다. 그런 분이 대선에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이고, 그걸 추진하는 것 자체가 몰상식"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와 단일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는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누구냐. 얼빠진 소리"라고 일축하며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 대선 출마 선언과 개소식을 성황리에 마친 홍 전 시장은 오는 15일 비전 발표회를 열고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홍 전 시장은 대구시장 당시 대구혁신 프로젝트인 '대구혁신 100+1'을 추진한 경험을 살려 각 분야에 걸친 100가지 프로젝트를 '100플러스(+) 1'에 담은 공약을 이날 비전 발표회에서 꺼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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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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