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축구 대표팀, 승부차기 혈투 끝에 타지키스탄 꺾고 아시안컵 4강 진출
‘숙적’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하며 8강서 조기 탈락
다니 다이치 활약에 열악한 시스템과 인프라 부각됐지만 일본보다 높은 성적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 백기태호가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8강전서 값진 승리를 챙겼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 대회 8강전에서 전, 후반을 2-2로 비긴 뒤 곧바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 대회서 2002년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23년 만에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홈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는 17일 오후 11시 오카드 스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4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8강 진출로 오는 11월에 열리는 U-17 월드컵 본선 티켓을 이미 확보한 한국의 4강 진출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는 바로 ‘숙적’ 일본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뜻하지 않은 부담과도 싸웠다.
1990년 인기를 끌었던 가수 김정민의 아들로 알려진 다니 다이치(한국명 김도윤)가 한국이 아닌 일본 국적을 택해 이번 대회 나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치자 한국 유소년 축구의 열악한 현실이 부각됐다.
아버지 김정민과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니는 한국과 일본 국적을 모두 보유할 수 있는데, 이번 U-17 아시안컵에서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김도윤이란 이름으로 K리그1 FC서울의 유스 팀인 오산중학교에서 뛰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 일본 J리그 사간 도스 U-18 팀에 소속돼 있다.
다니는 최근 일본 축구 매체와 인터뷰에서 “일본에 가고 싶었다. 더 높은 레벨을 원했다”고 말해 최근 들어 부쩍 벌어진 한일 축구의 격차를 실감케 했다.
여기에 일본 유니폼을 입은 다니의 선택으로 병역, 인프라, 유소년 시스템 등 한국 유소년 축구의 현실적 문제들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일본 매체들은 한술 더 떠 한국 축구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하며 푸른 유니폼을 선택한 다니가 “한국에 통한의 손실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니가 일본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을 펼친 것 자체만으로도 이번 대회 나서고 있는 어린 유망주들에게 자칫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열악한 인프라와는 별도로 실력에서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한국 축구의 현실을 깎아내렸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은 8강서 조기탈락 해 일찌감치 돌아갈 짐을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