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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브릿지바이오…주력 신약 좌초에 관리종목 탈출 '빨간불'


입력 2025.04.15 14:19 수정 2025.04.15 14:29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BBT-877 유효성 문제로 임상 2상 실패

50% 넘는 법차손 비율에 관리종목 지정

추후 적응증 확대 및 후보물질 개발 주력

브릿지바이오가 BBT-877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14일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브릿지바이오의 특발성 폐 섬유증 치료제가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브릿지바이오는 가장 유력했던 신약 후보물질까지 난관에 부딪히면서 2년 내 가시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려 관리종목을 졸업하는 목표 달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14일 폐 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BBT-877’이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BBT-877은 리가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한 후보물질로 염증과 섬유화를 완화하는 계열 내 최초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다.


BBT-877 임상 2상은 특발성 폐 섬유증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호주, 폴란드, 이스라엘 등 5개국 12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회사에 따르면 1차 평가변수인 24주차 강제 폐활량(FVC) 변화가 BBT-877 투여군과 위약군 모두에게 관찰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앞서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5000억원 규모의 BBT-877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를 바탕으로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했으나 2020년 잠재적 독성 문제로 베링거인겔하임이 후보물질 권리를 반환했고, 이후 브릿지바이오는 자체 개발을 추진해왔다.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결과에도 BBT-877의 특발성 폐 섬유증 적응증에 대한 분석을 지속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부작용 프로파일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해당 후보물질의 다른 적응증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브릿지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 타그리소 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BBT-207,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 등 세가지다. 가장 상용화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했던 BBT-877이 임상 2상에서 고배를 마시며 브릿지바이오는 내부적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법차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브릿지바이오에겐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3년 중 2회 이상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차손이 발생한 브릿지바이오를 지난달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브릿지바이오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72.3%로 나타났다. 2023년은 215.2%, 2022년은 80.4%로 3년 연속 기준치인 50%를 초과했다. 브릿지바이오는 2026년 감사보고서에서도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 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매출액 하락도 불안 요인이다. 지난해 브릿지바이오의 매출액은 217만8000원이다. 2023년 1억원, 2022년30억2400만원과 비교하면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 상장 유지 조건 중 하나는 매출액 30억원 이상이다. 브릿지바이오는 혁신형 제약 기업 선정에 따라 2026년 1월 18일까지 매출액 30억원 미만에 대한 요건이 면제되는 혜택을 받고 있지만 2026년 이후에는 가시적인 매출 증가도 이뤄내야 한다.


브릿지바이오는 법차손 비율을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기술 수출에 주목했으나 유력 후보물질이었던 BBT-877이 임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하며 실질적인 자금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는 임상 2상에서 유효성 확보에 실패하면 개발을 완전히 중단하는 경우가 다수라는 설명이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임상 2상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더라도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임상 3상을 진행하더라도 더 큰 손실이 예상된다”며 “추가 자금 투입의 타당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발을 중단하거나 다른 적응증을 찾는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설명이다. 브릿지바이오는 15일 IR 설명회에서 “2024년도 연말 기준 현금 포지션이 200억원 정도 남아 있어 자금 집행을 아낄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BTT-207 등 다른 과제들에 관심이 있는 전략적 투자자들과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BBT-877 추가 데이터를 확보하고 혹은 다른 적응증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지 데이터 분석과 대안을 찾기 위해 집중할 예정”이라며 “BBT-877 외에도 다른 후보물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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