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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트레스] 車부품 관세 유예 시사에…타이어업계 ‘일시적 완화 기대감’


입력 2025.04.15 14:02 수정 2025.04.15 14:02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트럼프, 자동차 부품 관세 유예 가능성 언급

中·印 신흥업체 저가 공세 가능성…글로벌 점유율 흔들릴 수도

美 생산 거점 있는 한국·금호, 관세 유예 시 수익성 방어 여지

넥센타이어는 미국 내 공장 없어 직접 혜택 어려워…대응 고심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공장 전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 관련 일시적 관세 면제 검토에 나서자 국내 타이어 업계에 일시적인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관세 유예 조치가 직접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나는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 회사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미국)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을) 전환하고 있고 그들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일시적인 관세 면제에 대해 이같은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국 미국 제조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3일부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혔으나 수입차 부품 25% 관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은 국내 타이어 3사의 핵심 시장인 만큼 국내 타이어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3사 미국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약 20~30%를 올리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고대로 부과된다면 각사마다 수천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제는 미국 수출 물량 상당수가 한국 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제조된 타이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최대 46%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적용할 경우, 해당 물량에 대한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550만본으로 현지 판매량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60%는 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만들어 수출된다. 금호타이어 역시 조지아주 현지 공장에서 연간 330만 본을 생산 중이나, 전체 미국 수출 물량의 약 90%는 베트남 공장에서 공급되는 구조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 타이어 제조업체들이 가격 인하 전략을 앞세워 미국 외 지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에 달하는 미국발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기존 주요 타이어 업체들은 상승한 비용 구조 탓에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관세 유예 가능성은 당장 관세 적용을 앞두고 있던 국내 타이어 업체들에게 일시적인 대응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일정 부분 존재해, 수출 구조 전반에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관세율이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증가하는 구간이라면, 유예를 통해 기업이 전략을 조정하거나 일부 물량을 전환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며 ”이 기간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경감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만큼 타이어 업계는 생산 다변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선다.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 550만 개 수준에서 올해 말 1200만 개로 대폭 확대한다.


금호타이어는 미국의 관세 부과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생산라인이나 공급망을 즉각 조정하기보다는 정책 방향성과 적용 시기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어 이번 조치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직면한 리스크가 큰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 내에 생산 거점이 없어, 그간 체코와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통해 미국 시장을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섯 번째 신공장 건설을 위해 부지 확보에 나선 상태지만, 설령 미국 내 생산기지를 마련한다 해도 착공부터 완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미국에 생산 거점이 없는 관계로 현재 램프업 중인 체코 2공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연말까지 100% 가동률 달성이 목표이며, 전방 수요 회복세에 힘입은 유럽 시장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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