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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원가율에 너도나도 신사업 낙점…대세 자리잡은 ‘모듈러’


입력 2025.04.16 07:00 수정 2025.04.16 07:00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건설공사비지수 5년 새 30%↑…원가율도 90% ‘훌쩍’

경기 침체·수익성 악화에 비용 절감 ‘탈현장 공법’ 속도

‘모듈러 주택’ 기술 개발 활발…“세제·정책 지원 필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건설업계 전반이 미래먹거리로 모듈러 주택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건설업계 전반이 미래먹거리로 모듈러 주택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탄소 저감 등 친환경 이슈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모듈러 공법은 과거 전통적인 시공 중심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탈현장 공법(OSC)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1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건설사들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신사업으로 모듈러 주택을 낙점하고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주거공간 및 각 건축물의 부품 등을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제작하는 것과 달리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를 통하면 시공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 이미 만들어진 건축물을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해 쌓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단축되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꾀할 수 있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사고 위험도 줄어든다.


DL이앤씨는 2017년 일찍이 모듈러 기술 개발에 착수해 사업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전남 구례에 연면적 2348㎡, 26가구 규모의 타운형 단독주택 단지를 준공하기도 했다.


GS건설은 2023년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모듈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모듈러 전문업체인 ‘단우드’, ‘엘리먼츠’ 등을 인수하며 해외 시장 진출도 엿보는 상황이다.


모듈러 주택,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
공기 단축 및 비용 절감, 일정한 품질 등 장점
모듈러 성장 가능성↑…2030년 2조원 규모 추산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5월 GH(경기주택공사)가 발주한 국내 최고층(13층) 높이의 모듈러 행복주택을 준공하며 고층 모듈러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모듈러 공법 테스트베드인 ‘H-모듈러랩’을 마련해 관련 연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앞으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건설사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고환율,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공사비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커지면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4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을 기준점(100)으로 볼 때 30%가량 치솟았다. 지수는 2021년 117.37에서 2022년 125.33, 지난해 12월 130.12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 원가율은 90% 이상을 나타낸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원가율이 높으면 수익은 낮아진다.


통상 업계에서 판단하는 적정 원가율은 80% 수준인데 지난해 말 기준 주요 대형건설사의 평균 원가율은 9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원자잿값을 비롯해 인건비 상승,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이 맞물린 탓이다.


모듈러 주택은 향후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18년 123억원 정도였던 모듈러 시장 규모는 2023년 8055억원 수준으로 크게 불어났다. 오는 2030년에는 2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지난해까지 연간 1000가구 수준에 그치던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발주물량을 올해 2000가구, 내년 3000가구 수준으로 점차 확대한단 계획이다. 모듈러 공법을 활용하면 정부가 목표하는 속도감 있는 주택공급이 가능해진다.


모듈러 주택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선 정부의 각종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는 물론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앞으로 모듈러 주택에 관심을 가지는 업체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아무리 조심해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만큼 안전사고 리스크도 적지 않은데, 모듈러 공법을 활용하면 이 부분도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모듈러 주택을 통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수익성 확보까지 이뤄지기 위해선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정부 차원의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며 “이미 해외에선 50층 이상 초고층 모듈러 주택이 지어지는 상황이어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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