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주체제'…대선 본격 시작하면 사라질 수도
정치 지형 단순하지 않아…대선 51%대 49% 싸움 예측
韓, '이재명 대항마'로 보수 강력 후보로 급부상할까
민주당 "한덕수, 양파껍질 벗기듯 하나하나 검증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대통령 선거 출마설에 연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재 '이재명 독주체제'가 굳건하긴 하지만 이번 조기대선 역시 보수·진보 진영대결로 흘러가며, 결국 '51%대 49%' 싸움으로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의 완승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반이재명 빅 텐트'가 거론되는 가운데, 한 대행은 '호남 출신' '트럼프 시대 통상 전문가' '불확실성한 카드'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내심 긴장하는 상대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 나오지 않는 것을 거론하며 "'난가(다음 대통령은 나인가?)병' 한덕수 총리의 헌법 무시, 법률 무시, 국회 무시가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추대설이 솔솔 나오니 제대로 '난가 병'에 걸려 국회를 아예 무시하기로 한 것이냐"고 했다.
이어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을 향해 "자신 있으면 (대선에) 나오라"며 "언론과 국민이 한 총리를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하나 검증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벌써 대통령 행세하는 한덕수 대행과 연판장 돌리는 국민의힘 의원들, 배후는 김건희이냐"며 "한 대행은 국민의힘 촉구에 부응하듯이 중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메시지를 이것저것 던지며 대선 출마 간을 보고 있다. 차출론에 기대어 대선 놀음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꼬았다.
이처럼 민주당이 한 대행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붓는 것은, 한 대행이 '이재명 대항마'로 보수진영의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견제'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며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것은 맞지만, 그동안 보수진영에서는 이 전 대표와 견줄만한 인물이 없었다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국민의힘에서 열 명이 넘는 대권주자가 등장한 것도 강력한 후보가 없기에 나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한 대행은 진보·보수 정권에서 모두 중용된 관료이자, 호남 출신으로 중도확장성에 강점을 보일 인물로 평가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한 대행이 보수진영 대선 1·2위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시대를 맞아 통상전문가로서의 능력이 부각되면서, 만일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에 성공하면 대권 주자로서 그의 위치가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행은 검증된 인물이 아니기에,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을 지닌 카드"라며 "또한 호남출신으로 이재명 전 대표의 호남 표를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다. 호남은 지난 담양 재선거에서도 볼 수 있듯, '이재명 비토' 분위기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탄핵정국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압승할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지형은 4050세대 진보, 60대 보수, 2030세대 남녀가 보수·진보로 나뉘는 등 팽팽하다"며 "대선이 시작되면 51%대 49%로 매우 치열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서 한 대행 등판은 민주당에 달갑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