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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은 '인도'...LG전자 '국민 브랜드' 도전 박차


입력 2025.04.16 13:06 수정 2025.04.16 13:06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美관세로 동남아 공장 증설 계획 재검토

동남아 신흥 시장 성장 전략 여전히 유효

구광모 LG그룹 회장이(왼쪽 세 번째)가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LG

LG전자가 미국발(發) 관세 영향으로 주요 생산 거점인 동남아 지역의 공장 증설 계획을 재검토한다. 하루 단위로 바뀌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기존 경영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흥 시장에 대한 성장 전략은 변화없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TV·가전 공장 증설 계획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달 초 베트남에 46%, 인도네시아에 32% 등 고율의 상호관세를 매기면서 각 생산 거점에 대한 운영 계획에 변화가 필요해서다.


우선 LG전자는 멕시코에 있는 가전 공장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내 공장의 생산량과 생산 품목을 늘려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가전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는 LG전자가 세계 각국에 생산지를 두며 각 지역의 리스크에 대응하는 전략인 '스윙 생산' 체제의 일환이다.


스윙 생산 체제는 LG전자가 세계 각국에 공장을 짓고 통상 환경에 맞춰 탄력적으로 물량을 조절하는 생산 전략이다. 현 상황을 고려하면,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 동남아 지역의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관세 부과율이 작은 지역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업계 일각에선 LG전자가 북미 지역 창고를 가전 공장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조주완LG전자CEO가 서울 여의도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의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LG전자

미국의 관세가 상대적으로 동남아 지역에 크게 부과되면서, 소극적인 경영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신흥시장에 대한 성장전략은 그대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스리시티에 새로운 제조 시설을 설립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다음달 8일 스리시티 신공장 착공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선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TV 등 주요 가전제품을 생산한다. 토지 매입과 인프라 구축 등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시티는 인도의 주요 항구인 첸나이에서 불과 50㎞ 떨어진 지역으로, 물류·인프라 측면에서 유리하다. 스리시티의 물류 및 인프라 강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 인도 법인의 기업공개(IPO)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미국 정부가 인도에 26%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시장에선 LG전자가 인도 상장을 늦출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LG전자는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해 보다 속력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4월 마지막 주, 늦어도 5월 초 쯤 LG전자 인도법인의 증시 상장이 예상된다. LG전자가 인도법인 IPO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대략 10억~15억 달러(약 1조4000억~2조2000억원)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이번 IPO를 계기로 인도에 특화된 가전들을 대거 출시하며 '인도 국민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현재 인도 가전 제품 보급률이 20~30%대 수준에서 수년 안에 70~80%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기회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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