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와중에도 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 5.4% 성장했다. 미국의 145%라는 ‘관세폭탄’이 본격적으로 발효되기 전에 대대적인 수출 밀어내기를 통해 미래 실적을 앞당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폭탄이 본격적으로 영향이 미치는 2분기부터 발생할 타격을 얼마나 완충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올해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5.1%)과 블룸버그통신(5.2%)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1분기 소매판매는 4.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3.5%)보다 개선됐다.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5.7%에 달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과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유통업체 판매수치로 내수 경기를 알려주는 가늠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부양과 소비진작 정책이 소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고정자산 투자는 4.2% 증가했다. 부동산 투자가 1년 전보다 9.9% 감소했지만 인프라와 제조업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며 상쇄했다. 고정자산 투자는 농촌 지역을 뺀 공장과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1분기 산업생산은 6.5% 증가했다. 1분기 상품 수출입 총액은 위안화 기준 1.3% 증가했다. 수출액이 6.9%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6%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 1·2월 2.3%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3월에는 13.5% 증가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 격화를 예상하고 거래처에서 선주문을 앞당긴 결과로 해석된다.
국가통계국은 “중국 경제는 거시정책의 지속적 효과로 지난 1분기 순조롭고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며 “그러나 외부 환경이 더욱 복잡하고 심각해지고 있고, 지속적인 회복과 성장 기반이 아직 다져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5%를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관세전쟁이 ‘치킨(겁쟁이) 게임’ 양상을 띠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0%로 떨어뜨렸고 UBS는 4.0%에서 3.4%로 끌어내렸다. 모건 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미·중이 조만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 2분기부터 중국의 성장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