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원하면 탄압부터 멈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협상을 촉구했다. 미국의 무차별 관세폭탄 공격에 중국이 보복관세와 희토류 수출금지 등 버티자 겉으로는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내심 조속한 타협을 원하는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공은 중국 코트에 있다”며 “중국은 우리와 협상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크다는 것 외에 다른 국가와 차이는 없다”며 “중국은 다른 나라처럼 우리가 가진 것, 미국 소비자를 원한다. 우리 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 놨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거래에 열려 있고,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며 중국을 향해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미·중 ‘관세전쟁’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중국에 상호관세 125%, 이른바 좀비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관세 20%를 더해 모두 145%의 관세를 때렸다.
격분한 중국은 125%의 대미 보복관세 부과한데 이어 희토류 수출금지 등으로 맞서는 등 미국의 압박에 굳건히 견디고 있다. 최근엔 자국 항공사에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항공기 인도 중단도 명령했다. 오는 7월 중국 베이징에서 유럽연합(EU)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미국의 압박에 맞서 다른 국가들과 공동전선을 형성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이 의외로 강하게 버티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압박수위를 높이면서도 유화 제스처를 잇따라 보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친구”라 부르는가 하면 “존중한다”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스마트폰·PC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대중 완화 조치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차별적 관세폭탄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미 경기침체 경고음이 나오면서 관세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에 벅찬 상황에서 중국이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속이 타게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맞서 모든 조치를 취하며 미국보다 고통을 더 오래 견딜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성 없는 대중 외교전략과 동맹까지 겨냥한 관세정책으로 향후 중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이 홀로 중국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이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극한의 탄압을 중단하고 위협·공갈을 멈춰야 한다”며 “평등·존중·호혜의 기초 위에서 중국과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이번 관세전쟁은 미국이 시작한 것이고, 중국이 채택한 필요적 반격 조치는 정당한 권익과 국제적 공평·정의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완전히 합리적”이라며 “중국은 싸우기를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싸움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