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 글로벌 변동성 장세 견인…매파적 연준에 ‘불안 심리’ 더욱 확대
파월 "연준, 시장 개입 안 한다" 추가 악재…전문가 “하락 재료 명분”
등락 장세에 ‘안전자산 수요 증가’ 전망…고공 행진 금값에 주목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주식시장이 변동성 장세를 이끄는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까지 나오자 투심은 더욱 실망하고 있다. 국내 증시 반등이 제한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파월 의장의 우려까지 더해지며 불안 심리가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한 이후 중국을 제외한 국가와는 협상에 착수한 반면 중국에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관세 전쟁이 미·중 패권 경쟁 구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거대 양국의 대치가 지속되면서 시장에는 ‘연준 풋(Fed put·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 인상을 연기해 시장을 떠받치는 것)’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었다. 다만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든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향후 발표될 데이터를 확인하며 대응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증시가 급락하면 연준이 시장에 개입하는 ‘연준 풋’을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시장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다”며 “원래 보여야 할 움직임대로 질서정연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시장 개입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여파로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올 들어 미국 증시가 우하향세를 그린 가운데 이번 악재로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이 우세하다. 이로 인해 미국 증시의 흐름을 쫓는 국내 증시의 더뎌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풋을 기대하던 증시 입장에서는 하락 재료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등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는 트럼프 혹은 파월 풋 두 가지 기제가 단기적으로 작동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관세 이슈에 따른 등락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드러냈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의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발언에 금값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 정책은 물론 주요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압력 등 글로벌 시장의 불안 요인들이 금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파월 의장의 발언까지 겹치며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투자자들이 장기간 상승세를 그린 금에 관심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