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민주당 게임특위 간담회 개최
대선 앞두고 이용자·업계 의견 청취
최대 화두는 '게임이용장애 도입 저지'
민주당, P2E 게임 반대 입장 재차 강조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게임특위) 위원장이 "게임은 '중독'이 아니라 '몰입'이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능동적으로 행하는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긍정적 입장을 보였던 P2E(Play to Earn) 게임과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의원들 모두 K콘텐츠 내 게임이 갖는 역량을 인정하고 있다고 힘줘 말하며 대선 공략 마련을 앞두고 게이머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피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게임의 주 이용자층인 2030세대 유권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 위원장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특위 간담회에서 "과몰입은 능동태이고 중독은 수동태다. 게임은 분명히 능동태인데 이걸 중독이라고 하면 일종의 프레임이 씌워지게 된다"면서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아울러야 하는데 부작용에 대해 너무 큰 공포감이 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특위는 게이머들이 속터놓고 말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싶다. 다가오는 대선 공약에도 적극 반영하고자 하니 구체적인 의견들을 전달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한다"면서 "저희 주요 대선 후보들 모두 K콘텐츠, K게임이 가진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게임특위가 지난달 출범된 후 처음 마련된 공식적인 자리다. 특위 추진 정책과 대선 공약을 마련하기 전 이용자들과 게임업계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현장에는 이창열 전 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사업실장, 방승호 전 서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남윤승 OGN 대표,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변호사, 게임마이스터고 졸업생 문강혁씨 등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이용자들과 업계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시킬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히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강력하게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보고 국제질병분류(ICD-11)에 이를 반영했다. 현재 정부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체계(KCD)에 게임이용장애를 포함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간담회 좌장을 맡은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 겸 게임특위 부위원장은 "출범식에서도 언급했듯 게임질병코드에 대한 것은 선제적으로 재검토하든 아예 새로운 입장을 표명하든 (대선) 공약에 따로 담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게임특위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자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사행성 규제와 청소년 보호는 이미 담당하고 있는 기관과 제도가 있기 때문에 등급분류 제도에서는 이 둘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백 변호사는 "등급분류 제도의 존재 이유는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민간 중심으로 자율화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은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피력했다.
이에 김 교수는 "게임특위의 기본적 입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폐지에 준하는 혁신 내지는 권한 이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등급분류 기관 관계자와 게임 이용자를 비롯해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P2E 게임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게임유튜버 김성회 씨 채널에 출연해 P2E 게임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에 비유, P2E 게임 허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적 있다.
그러나 P2E 게임이 단순히 '돈 벌기 게임'으로 인식되며 시장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P2E 코인 대량 보유 의혹이 불거지며 P2E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읽힌다.
앞서 게임특위 출범식에서 황희두 공동위원장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즐기기보단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점이 있고 실제 해외에서도 부작용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제가 이해하기로 (이 대표의) 입장이 좀 바뀌신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