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한덕수 헌법재판관 지명' 효력정지
이완규 지명 이후 '한덕수 대망론' 급부상
보수 후보로 나서는데 타격 없을 거란 전망
영호남 누비고 외신 인터뷰 '통상 대응' 주력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이완규·함상훈)을 지명한 행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6·3 대선을 앞두고 한창 탄력이 붙고 있던 '한덕수 차출론'이 힘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범보수진영 대선 후보로 나서는 데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한덕수 대행이 지난 8일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범보수진영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만큼, 오히려 헌재의 결정이 '한덕수 차출론'을 더욱 불붙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행이 범보수진영 대선 후보로 최종 낙점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헌재의 결정이 대선 본선에서 한 대행에게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수는 있겠지만, 범보수진영 대선 후보로 낙점되는 데에는 오히려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구(舊) 여권 관계자는 1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헌재의 결정이 오히려 한 대행 쪽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가 있다"고 했다.
현재 대선 정국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독주를 벌이고 있지만, 캐스팅보트로서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무당층의 표심은 사뭇 다르게 나타나면서, 향후 한 대행의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정치권 안팎에선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예비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예비후보를 고정값으로 놓고 보수진영 대권주자(국민의힘 예비후보·한 대행)를 한 사람씩 대입해 '가상 3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 한 대행만 무당층에서 이재명 예비후보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5~16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무당층 총 6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9%p)에 따르면, 이재명 예비후보, 한 대행, 이준석 예비후보는 가상 3자 대결에서 각각 32.9%, 30.4%, 9.8%의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예비후보와 한 대행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2.5%p였다.
한 대행 외에 보수진영 대권주자들(김문수·나경원·안철수·한동훈·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이 이재명 예비후보, 이준석 예비후보와 3자 대결을 펼쳤을 경우엔 무당층에서 10%p 안팎의 차이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한 대행은 자신의 주요 강점인 '미국통' '경제통'이라는 점을 앞세워 대미 통상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한 대행은 지난 15일에는 미국 수출용 자동차를 생산하는 광주 기아자동차 오토랜드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16일에는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조선업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조선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통상 전쟁 속에서 주요 한미 협력 분야로 떠오른 산업이다. 한 대행은 또 17일에는 해외 경제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회의에선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무역 환경 변화 등과 관련한 다양한 경제 이슈가 다뤄질 예정인데,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교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이 원팀이 되어 분야별 준비 사항들을 두 번, 세 번 점검하면서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