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국방부로부터 중국과의 전쟁 작전계획에 대해 보고받으려고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관세전쟁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 CEO와의 본격적인 거리 두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달 21일 미 국방부를 방문해 중국과의 전쟁발발 시 미군의 군사계획인 이른바 ‘O플랜’에 대해 보고받을 예정이었다. 브리핑 전날 뉴욕타임스(NYT)가 이런 일정을 보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라며 “중국은 언급되거나 논의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그날 예정대로 국방부를 방문했으나 중국 관련 보고는 받지 못했다. 당시 관련 일정이 사전에 유출되면서 브리핑이 무산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브리핑을 취소시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머스크 CEO의 참석 소식을 듣고 화를 내며 “일론은 거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냐. 그가 가지 못하게 하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핑엔 중국의 위협 징후 감지와 미군의 군사적 대응 옵션, 타격 목표와 실행 시기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고 알려졌다. 외부 유출 시 미 군사 전략이 크게 훼손될 수 있어 미군 내에서도 최고 기밀로 분류된다. 악시오스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머스크 CEO에게 브리핑을 계획해 일급 기밀을 유출한 책임을 물어 댄 콜드웰 국방부 수석 고문과 다린 셀닉 국방부 부비서실장 등 국방부 고위 관리 2명의 직무를 정지시켰다고 전했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일론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것엔 일부 레드라인(한계선)이 있다”며 “일론은 중국에서 많은 사업을 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가 좋기 때문에 해당 브리핑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친중인사’로 평가받는 머스크 CEO에게 대중국 작전계획을 알려주는 건 기밀 누출이나 이해충돌 등의 위험 부담이 있다는 뜻이다.
전기자동차 조립공장인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전 세계 생산량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머스크 CEO는 이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해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은행으로부터 최소 14억 달러(약 2조원) 이상을 대출받았고실제로 머스크는 중국 공산당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