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전 마지막 타석 전까지 침묵하던 나성범(35·KIA 타이거즈)이 9회말 극적인 역전 끝내기 2루타를 터뜨렸다.
KIA는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뒀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터진 나성범의 끝내기 2루타와 선발 양현종이 내려간 뒤 조상우-최지민-전상현-정해영까지 필승계투조를 가동한 것이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불러왔다.
지난 15일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등판한 1차전에서 1-0 승리한 KIA는 전날 KT 선발 오원석에 눌려 0-3 영봉패를 당했지만, 이날 뒤집기 승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3연전 마지막 경기의 출발도 좋은 것은 아니었다.
KIA 베테랑 선발 양현종은 2회초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황재균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0-2 끌려가던 3회초에는 2사 2루에서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3점 차로 벌어졌다.
2차전에서 1안타 빈타에 허덕였던 KIA는 4회까지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 눌려 무득점에 그쳤다.
KT가 멀리 달아나지 못하면서 KIA는 5회말 반격을 시작했다. 변우혁 안타에 이어 한승택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한 KIA는 1사 3루에서 박찬호가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려 2-3까지 따라붙었다.
6회말 마침내 동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위즈덤이 쿠에바스의 투심(143km)을 공략해 좌측 담장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13일 SSG랜더스전 2홈런 이후 3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다. 시즌 8호.
8회초 KT에 1점을 허용해 3-4 뒤진 KIA는 9회초 1사 1,3루 위기에서 정해영이 강백호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큰 위기를 넘긴 KIA는 9회말 드라마를 썼다.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KT 마무리 박영현을 무너뜨렸다.
KIA는 9회말 선두타자 이우성이 중전 안타를 뽑으며 뒤집기 신호탄을 쐈다. 이어 1사 1루에서 박찬호의 빗맞은 안타와 홍종표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한 방이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 KT와의 3연전 내내 침묵하던 나성범은 박영현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체인지업을 공략, 우익수 방면 워닝트랙 앞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끝내고 포효했다.
앞선 세 타석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던 나성범은 결정적 순간 결정타를 날리며 승리를 안겼다.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박영현은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나성범은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내 앞에 판을 깔아줬다. 어떻게든 살아나가자는 생각으로 했다. (박영현의)체인지업이 배트 끝에 맞으면서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며 “결정타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앞으로 더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 두 번째 180승 고지를 눈앞에 둔 양현종(5.1이닝 3실점)은 올 시즌 5번째 도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KT 선발 쿠에바스는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