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이어 충북 이틀째 일정 소화
"대통령 되면 바로 세종 근무"
"돌풍 일으키겠다" 당원 지지 호소
자영업자 만나 소상공인 대책 논의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순회경선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이틀 연속' 충청권을 찾아 단연 '충청의 아들'이라는 면모를 보였다. 그는 대전·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자신의 정책 공약 홍보에 열을 올리는 한편, 자신의 고향이 '충북 음성'이고 아내의 고향이 '충남'임을 부각하며 충청권을 세대·지역 통합과 균형발전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는 적임자가 본인임을 호소했다.
김동연 후보는 17일 이틀 연속 충청권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6일에는 충남 천안시 소재 민주당 충남도당을 찾아 당원 간담회를 열고 지역균형 빅딜 공약에 대해 소개하고 당원들과 접촉면을 늘렸다면, 이틀 차인 이날은 형의 자택에서 1박을 한뒤 충북·청주 표심을 향한 일정을 이어간 것이다.
첫번째 일정에서 김동연 후보는 4·19 혁명 기념탑을 참배하고 지역 청년들과 담소를 나눴다. 김 후보는 "오래전 충북도청에서 20대 중반 근무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반가움과 또 그때의 젊은 시절 얘기를 간단히 했다"며 "4·19 혁명이 있었던 1960년, 아버지는 충북 음성에서 민주당의 열혈 청년당원으로서 자유당의 부정선거에 대해서 강력히 항거를 하셨다. 나중에 철이 들고 아버지 일기장에서 봤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생각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분초를 다투는 일정에서 김동연 후보는 지역민들이 원하는 정책과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대통령실과 국회는 세종으로, 대법원과 대검찰청은 세종 외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공약을 언급했다. 김대통령 수석실 폐지 등 대통령실 규모를 줄여 취임 즉시 세종에서 근무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자신의 고향인 충북 지역 상황을 속속들이 아는 만큼, 누구보다 '충청 대망론'을 간절하게 원하는 바람이 짙게 녹아있다는 관측이다.
김 후보는 충북도당 당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전날 충남도당, 오늘 충북도당의 핵심당원들을 만나면서 바람이 불고 있다는 생각하며 힘을 얻고 간다"며 "고향에서 여러 당원동지와 또 선후배를 만나면서 진솔한 대화를 나눴고 용기백배해 경선에 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돌풍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겹쳐보이는 해프닝이 있었다. 시간 관계상 사회자가 일부 당원 소개를 생략하겠다고 언급하자, 핵심당원들이 "왜 소개를 빠뜨리냐"며 실랑이가 있었던 것이다. 충청지역은 대권 주자를 뒷받침해 줄 충분한 인구가 있으면서도 여태까지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캐스팅보트'이자, 표심이 유동적인 경합지역이기도 한만큼 표를 맡겨 놓은 듯한 '오만'에 특히 예민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틀 연속 직접 당원들을 찾고, 시간을 쪼개 충청권 표심을 구애한 후보는 이번 경선 국면에서 김동연 후보가 유일하다. 이러한 정성을 알기라도 한 듯 현장에서는 김 후보가 등장하자 당원들의 긴 박수 갈채가 이어지기도 했다.
충북 마지막 일정으로 힘겨운 자영업자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한 김 후보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너무 힘들어서 지금 '자영업자 구조지도'라고 SNS에 이렇게 올린 가게만 해도 500개가 넘는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자신이 '차등지급' 필요성을 밝혔던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해 "지지를 하고 있다"며 "다만 전 국민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것보다는 어렵고 힘든 계층에 보다 두텁고 촘촘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해야 소비 성향이 높은, 한계 소비 성향이 높은 어려운 계층이 소비함으로써 소비가 진작되고 또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지탱하는 '뿌리'나 마찬가지인 충청 일정을 끝마친 김 후보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들은 뒤 여러 생각이 드는 듯 식사를 마친 뒤에도 한 소상공인에게 질문을 건네며 인근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김 후보는 "전통시장 등을 포함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애로사항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라든지 이런 건의도 해 주셔서 잘 듣고 정책에 가급적이면 반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