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혈액검사와 비교했을 때 결과 값 오차 3.5% 미만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양성 기계로봇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혈류 상태에서 적혈구의 배열과 적혈구 내부의 헤모글로빈 수화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과 마이크로플루이딕(Microfluidic) 기술을 결합해, 실제 혈액이 흐르는 상태에서 적혈구의 배열 방향성과 세포 내부 수분 구조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빠르고 정밀한 혈액 진단 기술은 의료 기술 발전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이 가운데 EIS는 비침습적이고 민감도가 높아, 혈액 성분 분석에 적합한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정지 상태의 혈액을 분석 대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적혈구 응집이나 침전 현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측정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 이론 모델은 적혈구의 배열 상태나 헤모글로빈의 수화 구조를 고려하지 않아, 임피던스 스펙트럼 해석에도 제약이 따랐다. 보다 정교한 분석을 위해 이를 개선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혈류 환경을 모사한 마이크로플루이딕 채널에서 혈액 임피던스를 측정하고, 이를 이방성 유전 특성 을 반영한 유효 매질 이론 과 결합해 분석을 진행했다.
특히 적혈구 배열 상태를 정량화할 수 있는 ‘선호 배열 지수’ 개념을 도입해 분석한 결과, 전체 적혈구 중 약 34%는 흐름 방향으로 정렬되고, 나머지 66%는 무작위로 배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적혈구 내부를 단순한 용액이 아니라, 이중 수화 껍질을 갖는 헤모글로빈 콜로이드로 모델링해 세포 내부의 물리적 특성까지 고려한 보다 정밀한 EIS 해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론 기반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실제 혈액에서 적혈구와 관련된 6가지 주요 혈액학적 지표를 도출했다. 도출된 지표는 ▴적혈구 수(RBC, Red Blood Cell count) ▴헤모글로빈 농도(Hb, Hemoglobin) ▴헤마토크릿(HCT, Hematocrit) ▴평균 적혈구 용적(MCV, Mean Corpuscular Volume) ▴평균 적혈구 헤모글로빈(MCH, Mean Corpuscular Hemoglobin) ▴평균 적혈구 헤모글로빈 농도(MCHC, Mean Corpuscular Hemoglobin Concentration)다.
특히 이들 지표는 실제 임상 혈액검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계산된 값과의 오차가 3.5% 미만으로 나타났다.
양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흐르는 혈액의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혈구 배열 특성과 헤모글로빈 수화 구조까지 정량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분석 기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기술은 향후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나 병원용 실시간 혈액 검사기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