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보장에 높은 수익률까지
저금리 시대 대체 투자처 각광
은행에서 판매하는 지수연동예금(ELD)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자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 자산인 동시에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하나·NH농협은행이 판매한 ELD 규모는 2조2244억원이다. 지난 2023년 1년 동안 판매액이 2조2373억원임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1분기 ELD 판매액은 1조8958억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저금리와 최고금리의 갭 수준을 적절하게 조절해 실제 고객에게 제공되는 이율을 높이고 있다"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ELD란 국내외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예금 상품으로 기본 금리에 일정 조건 충족 시 추가로 금리를 더 붙여주는 구조다. 투자액 대부분을 정기예금에 넣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파생상품으로 운용해 고객에게 지급한다.
시장 변동성을 활용해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ELD상품의 기본 수익률은 2~3%대로, 조건을 충족하면 4% 후반까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원금이 보장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ELD는 원금 대부분이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되고, 이외 일부 금액으로 주가·지수 파생상품을 운용한다.
과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에서 큰 손실 사태가 있었던 만큼, 발행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최근 만기 1년짜리 'ELD 25-1호'를 출시하면서 최고 연 5%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코스피 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지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만기 1년짜리 상품이다.
'KOSPI200 수익Ⅰ형'은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0% 이상~20% 이하 상승, 'KOSPI200 수익Ⅱ형'은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10% 이상~10% 이하 변동할 경우로 구성해 개인에게 연 2.2~5.0%(연 2.1~4.9%)의 수익을 제공한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는 동시에 코스피 지수 회복세도 이어지면서 해당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예금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어 저금리 시대에 좋은 선택지가 된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도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2023년 홍콩 ELS 사태 등으로 파생상품 판매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은 비이자수익이 감소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ELD는 가입 기간 중도 해지가 어렵고, 수익률이 지수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익 구조를 확인하는 등 가입 전 상품과 관련한 내용을 꼼꼼하게 숙지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ELD는 원금이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금리 시대에 유용한 투자처"라며 "은행 입장에서도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