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미” 선 그었지만…아파트값 상승세 주목
동작 등 인접 구 상승폭 확대…“매수 수요 향한다”
“공급 줄고 주담대 금리 인하…규제에도 수요 여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이 한 달 째를 맞은 가운데 인접 지역에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 및 수도권으로 매수 수요가 향하면서 점차 풍선효과 현상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강남3구와 용산구에 토허제가 확대 지정된 이후 차츰 축소되던 아파트값 상승세가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2주 기준 강남구(0.20%→0.16%)와 송파구(0.16%→0.08%) 아파트값 변동률은 축소된 반면 서초구(0.11%→0.16%)와 용산구(0.13%→0.14%)를 비롯해 성동구(0.20%→0.23%), 동작구(0.09%→0.16%), 종로구(0.06%→0.12%), 영등포구(0.11%→0.12%) 등 상승 폭을 키운 지역들이 나타나면서다.
이같은 분위기는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과천(0.19%→0.35%)과 성남 분당구(0.09%→0.13%) 등 강남권 접근이 용이한 수도권 지역에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둔화되던 오름세에 불이 붙을 조짐에 대해 풍선효과 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 2월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고 아파트값이 과열된 분위기를 보이며 상승률 전고점을 찍었던 3월 3주 마포구가 0.29%, 성동구가 0.37%, 강동구가 0.28%의 변동률을 기록했던 것 대비로는 축소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는 강남3구와 용산구 인근으로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마포구·성동구·강동구·광진구·동작구 등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등 아파트값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들어 지방 거주자 분들의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는데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토허제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만 된다면 바로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대기 수요도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강남3구와 용산구 인접 지역인 성동구와 마포구, 강동구 등에선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22억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금호동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84㎡도 이달 5일 최고가 16억9000만원, 14일 1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특히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145㎡는 지난 2일 27억9500만원의 신고가를 써냈다. 이는 직전 거래 가격인 24억2000만원보다 3억7500만원 뛴 가격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의 경우 전용 109㎡가 지난 6일 직전 거래보다 1억7000만원 오른 가격인 21억원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서울로 자금이 몰리면서 풍선효과의 가능성이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주택 공급도 줄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3~4%대로 떨어지는 등 아파트값을 안정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직후에는 충격이 워낙 커 주택 시장 전반이 얼어붙긴 했지만 최근 수요가 강동과 성동 등지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서도 규제를 강화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공급 부족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