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자동 볼 판독 시스템) 하향 조정’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선발 박세웅과 마무리 김원중(이상 롯데 자이언츠)이 한화 이글스의 9연승마저 저지했다.
롯데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홈 한화전에서 0-3 끌려가다 경기 중반 스코어를 뒤집고 5-3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롯데는 한화의 시즌 9연승 및 선발 9연승 행진을 멈춰 세웠다.
이날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유독 한화에 약했던 박세웅(한화전 1승 10패 평균자책점 7.56)은 초반 크게 흔들렸다. 2회에만 무려 40개의 공을 던졌다.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채은성-이진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2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해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2사 만루 위기에서 심우준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고 실점했다. 이어 안치홍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2회에만 3실점했다.
한화 선발 류현진에 눌렸던 롯데 타선은 4회 윤동희가 류현진의 높게 들어온 직구(142km)를 때려 홈런을 쏘아 올리며 1점을 만회했다. 힘을 얻은 박세웅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다. 98개의 공을 던진 상태에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삼자범퇴로 반등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타자들은 화답했다. 6회말 선두타자 황성빈이 류현진을 상대로 재치 있게 안타를 뽑았고, 직전 타석에서 홈런 터뜨린 윤동희가 안타를 만들며 찬스를 이어갔다. 롯데는 고승민 희생번트에 이어 빅터 레이예스의 자동 고의4구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귀중한 찬스 앞에서 나승엽이 류현진을 공략해 1루수를 뚫고 우측으로 빠지는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날카로운 타구였지만 아쉬움이 남는 수비였다. 흔들리는 류현진을 상대로 1사 1,3루에서 전준우가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4-3 역전했다. 선발 9연승을 노리던 한화와 류현진 모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점 차 리드에서 박세웅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고, 류현진은 3-4 뒤진 상황에서 7회를 앞두고 교체되면서 한화의 선발 9연승은 무산됐다.
낙차 큰 포크볼의 제구를 앞세워 기어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박세웅의 투구도 빛났지만, 마무리 김원중의 압도적인 투구는 한화 타선의 기를 꺾었다.
1점 차 불안한 리드. 8회말 정철원이 연속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 위기를 불러왔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마무리 김원중을 투입했다. 긴장된 흐름 속에서 이재원을 상대로 공 1개만 던지고 투수 땅볼을 유도해 불을 껐다.
다음 공격에서 롯데는 1사 1,3루 찬스를 잡았고, 정보근의 깊지 않은 좌익수 뜬공 이후 홈 악송구가 나오면서 한태양(3루 대주자)이 홈을 밟아 5-3으로 달아났다.
허탈함에 빠진 한화를 상대로 김원중(1.1이닝 무실점)은 9회초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시즌 8세이브(1위)를 챙겼다. 7경기 연속 세이브, 10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108개의 공을 던진 박세웅(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5볼넷 3실점)은 지난 2022년 4월 20일 이후 무려 1100일 만에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벌써 시즌 5승을 챙겼다.
지난 시즌 낮은 볼에 인색했던 ABS로 인해 고전했던 박세웅과 김원중은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ABS가 하향 조정되면서 낮게 떨어지는 공이 주무기인 둘은 연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둘의 활약 속에 롯데(14승12패1무)는 2위 한화에 0.5게임 차 뒤진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한편, 류현진은 6회에만 3점을 내주고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렸고, 시즌 첫 패(2승)를 떠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