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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요다·쿠앤틴 타란티노…'톰 삭스 전'이 구현한 '무한한 우주' [D:현장]


입력 2025.04.24 17:49 수정 2025.04.24 17:51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미국 예술가 톰 삭스의 예술철학을 담은 최신 대표작이 관객을 만난다.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시 1관에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 전'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현대카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전'은 현대카드가 2018년 선보인 위켄드(The Weeknd) 공연 이후 7년 만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톰 삭스의 대표작 '스페이스 프로그램'(Space Program) 시리즈 200여 점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톰 삭스의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2007년 '아폴로 달 착륙선'을 브리콜라주 기법으로 구현하며 시작됐다. 현대카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 계획을 재구성한 대형 설치·조각품에 더해 톰삭스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작들로 구성돼 있다. 화성에 착륙해 암석 등 샘플을 채취하고, 목성의 얼음 위성인 유로파에서 다도회를 열고, 예상치 못한 외계 생명체와 조우하는 등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정의 순간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관람객들은 광활한 우주를 탐사하며 초월의 세계로 나아가는 듯한 생생한 몰입의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톰 삭스는 "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함과 동시에 "우리의 미션은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이다.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구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골판지, 덕트 테이프, 합판 등 일상적인 재료로 작품을 만드는 '브리콜라주 기법'이 사용됐다. 톰 삭스는 "예술가의 특권은 여기 있다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며 "삼성 컴퓨터처럼 아름답고 완벽해서 흠 잡을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우리는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다. 날 것으로"라고 철학을 밝혔다.


'박찬욱', '쿠앤틴 타란티노' 등 영화 감독 이름이 새겨진 작품, 요다 인형이 설치된 작품 등 친숙한 오브제가 눈에 띄기도 했다. 톰 삭스는 실존 인물의 이름을 작품에 차용한 이유로 "명성이라는 것은 사실 죽은 자의 햇빛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양이 지구를 태우듯이 우리의 몸도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스스로를 대단한 존재로 생각하지만 우리의 삶은 순식간에 끝나고 만다. 이 모든 것들은 너무 분주하게 살다보면 충분히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영감을 받기 위해 이런 것들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여러분과 재미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또 "요다는 예수님이나 부처님상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종교적인 방법론에서 우리는 그런 인물이 필요한 것 같다. 요다는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우리에게 안내해주고 인도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우주선 안에 배치된 술병, 돌 안의 담긴 말린 새우 등을 두고 "우리가 다른 세계로 가는 이유는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1957년에 '지구 보호 프로젝트'라는 것이 발표가 됐다. 이에 따라 화성의 벌레를 지구로 가져와선 안되고, 지구의 벌레를 화성으로 가져가서도 안된다. 그러나 우리는 하지 말라는 것을 빼고 다 해야 하는데,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다른 세계에 줄 수 있는 최상의 것들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톰 삭스의 우주여행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그는 "무한대"라고 답했다. 톰 삭스는 "모든 록스타들 처럼,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하곤 한다. '다신 하고 싶지 않아, 너무 힘들었어'라고 하곤 또 한다. 이번 전시에는 '무한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실 시간이라는 것은 결국 자본주의의 사고방식이고, 다른 세계에서는 모든 것들이 동시에 일어나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한대'를 지향한다"고 전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관람객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일하고, AI를 적극 활용하고, 동시에 망치도 잘 쓸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 망치를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겨야 한다. 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내 욕망과 바람을 적극적으로 펼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으라고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 전'은 25일부터 9월 7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시 1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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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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