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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바이오] 한미가 선택한 '안정추' 김재교, 풍랑 벗어나 닻 올릴까


입력 2025.04.25 06:00 수정 2025.04.25 06:00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한 한미

제약통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영입

‘뉴 한미 여정’ 앞두고 조직 안정화 추구



제약·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누군가(Who)의 이야기를 후(Who)련하게 파서 보여드립니다. 이 코너에 꼭 등장했으면 좋겠는, 혹은 등장하지 않으면 서운할 인물이 있다면 제보 환영합니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안정추. 구조물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추를 말한다. 흔들리는 조직을 붙잡고 천천히 다시 끌어올리는 리더, 위기에도 중심을 잡고 방향을 틀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리더에게 어울리는 호칭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던 한미에겐 ‘안정’을 찾아줄 리더가 그 어느 곳보다 절실했다.


그런 한미가 선택한 안정추는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다. 1년 만에 풍랑에서 벗어난 한미는 김재교 대표 취임을 기점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 또한 ‘원팀’으로의 협력을 강조하며 흩어진 조직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데 집중하고 있다.


전문 경영인 체제 첫 주인공

김재교 대표는 한미가 선진적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밝힌 이후 가장 처음으로 선임된 대표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뉴 한미의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그 첫 걸음을 함께할 적임자에 김 대표가 낙점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교 대표는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경영 기획과 IR, 기술 수출을 담당한 ‘제약통’이다. 유한양행 약품부문장 전무이사, 메리츠증권 IND 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친 김 대표는 지난달 열린 4자 연합의 영입으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됐다. 내부적으로 경영 안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던 시기 제약 전문가 영입을 통한 조직 신뢰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첫 CEO 메세지에서 그룹사 간 협력을 주문했다. 김 대표는 사내 전산망을 통해 “한미사이언스는 지주회사로서, 한미약품은 핵심 사업회사로서 그리고 30여개 관계사들은 유기적인 협력으로 신약 개발 명가라는 한미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그룹사 간 시너지가 더해질 때 한미그룹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빚어진 조직 내 갈등을 의식한 메세지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이어 “한미그룹은 지난 50년간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한국 제약 산업을 선도해 왔다“며 “그 위대한 50년의 역사 위에 이제 혁신적인 글로벌 신약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정추 역할을 수행하게 된 김 대표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 개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안정’과 ‘혁신’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본격 도입한 한미가 안정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적 시그널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는 ‘기획전략본부’와 ‘이노베이션본부’가 신설됐다. 기획전략본부는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신성장 동력을 발굴을, 이노베이션본부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라이선싱 전략, 내부 기술의 글로벌 사업화 등의 총괄을 담당한다.


특히 이노베이션 본부 산하에는 C&D 전략팀, L&D 전략팀, IP팀 등이 배치돼 글로벌 빅파마 수준의 기술 교류 및 지식 재산 전략을 본격 가동하게 된다. 이 또한 국내 제약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그룹의 전문 경영인 체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모두 클 것이라고 본다”며 “불안했던 체제를 안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가 전한 메시지는 한미 입장에서 단순한 인사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안정과 혁신은 혼란의 시기를 지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한미의 방향성을 드러낸다. 전문 경영인의 첫 걸음이 ‘조직의 안정을 기반으로 한 혁신 추구’가 되면서 든든한 '안정추'를 갖게 된 한미는 앞으로 더 치밀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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