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식 SK텔레콤 부사장, 21일 '월드IT쇼'에서 'AI 에이전트가 이끄는 AI 전환' 기조강연
SK텔레콤(SKT)이 인간의 영역이었던 복잡한 추론과 판단까지 AI가 주도하는 'AI 워커(Worker)' 시대를 본격 준비한다. 단순한 보조자(Assistant)나 일부 대행자(Agent)를 넘어 실질적인 업무 주체로 AI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SKT가 그리는 AI 워커의 적용 분야는 사무 업무부터 고객 상담, 시장 분석, 제조 현장까지 총 4가지 축이다.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월드IT쇼'에서 신용식 SK텔레콤 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이끄는 AI 전환' 기조강연을 통해 AI 어시스턴트(Assistant), AI 에이전트(Agent)를 넘어서는 'AI 워커(Worker)'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가 AI는 단순 업무를, 사람은 복잡한 추론을 담당한다면 AI 워커는 AI가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를, 사람은 관리·검토만 담당하는 개념이다.
신 부사장은 AI 워커에 대해 "복잡하고 어려운 계산, 논리적으로 추론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은 AI가 하고, 사람은 그 뒤에서 관리·감독 및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법무 계약관계에 관련된 판례·사례를 참고해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가정할 경우 AI 어시스턴트는 AI가 법무 담당자의 업무를 도와 단순 검색이나 요약 업무를 수행한다.
AI 에이전트는 AI가 판례·사례 검색 및 활용, 계약서 초안 작성 등 법무 업무 일부를 수행해 담당자의 업무 시간을 덜어준다.
AI 워커는 한 발 더 나아가 판례·사례를 검색하고 활용하고 학습해 계약서 최종본까지 작성할 수 있다. 담당자는 AI가 만든 산출물만 검토하고 관리하면 된다.
SKT가 추진하는 B2B(기업간거래) AI 워커 방향성은 업무 혁신(Workplace), 상담(Contact), 시황(Market intelligence), 제조 등 4가지 축이다.
▲사무업무를 돕는 AI 비서 ▲고객 접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상담 AI ▲시장 읽는 눈을 가진 AI 애널리스트 ▲장인 지식을 품은 명장 AI가 대표적이다.
업무 혁신 부문에서는 SK C&C와 공동 개발 중인 업무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A. Biz)’가 있다. 일상적 공통 업무를 대신하는 에이닷 비즈, 전문 업무에 특화한 에이닷 비즈 ‘프로페셔널’ 등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에이닷 비즈 사내 도입 결과 회의 전·후 준비 시간이 기존 48시간에서 19분으로 60% 줄었고 보고서 등 문서 작성은 96분에서 58분으로 40% 축소됐다. 근태 관리 및 비용 관리 등 기타 행정 업무도 48분에서 14분으로 70% 감소했다.
상담 AI는 온라인·오프라인 고객접점에서 문제 해결을 돕는 에이전트로 복잡한 상담과 해결까지 에이전트가 수행한다. 또 상담사에게는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제공하고 상담 후 요약·일정 관리도 스스로 등록한다.
T월드에 도입한 결과 업무 시간이 50% 단축됐고 답변 정확도도 늘었다고 신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챗봇 콜봇이 들어오는 상담 콜의 3분의 1을 대체해 상담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AI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소규모 조직, 일부 전문가가 담당하던 시장 예측 및 의사결정을 AI가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시장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적시에 대응하고, 통합 리스크 등 복잡한 시나리오도 AI로 예측한다. 전문가 경험이 필요한 지식도 자산화를 돕는다.
신 부사장은 "원자재 구매를 지금이나 한 달 뒤에 하는 것이 나은지 등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텔리전스가 필요하다"면서 "실시간 데이터, 매크로 지표 등을 통해 모델이 예측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조 AI는 고령화, 인구 감소 문제 등으로 생산성 저하 위기에 놓인 제조 현장을 돕는 AI 워커다. 고숙련자의 암묵지를 데이터로 전환해 고품질 지식을 확보하고 신규 인력의 업무 적응 속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암묵지는 경험으로 체득한 고숙련자의 노하우처럼,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식을 뜻한다.
또한 제조 특화 지식 디지털을 자산화하고 구성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AI 기반 플랫폼도 제공한다.
신 부사장은 "우리 관계사 중 현장에 있는 분들이 1500명 정도 있다. 2027년 말이 되면 절반이 은퇴한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채울 것이냐가 심각한 문제"라며 "AI 워커가 있다면 현장에서 훨씬 편안하고 안정되게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내부에도 에너지, 반도체, 배터리가 있다. AI 워커를 통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 고객 응대 혁신, 시장 예측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T는 이 AI 워커 전략을 통해 'ABC(AIX·Biz·Cost Save)'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각각 AIX(AI 전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Biz), 비용 절감(Cost Save)을 뜻한다. 신 부사장은 "자강과 협력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AIX를 구현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과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