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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A 규제 완화' 언제쯤…금융당국, 여전히 고심중


입력 2025.04.24 16:18 수정 2025.04.24 17:36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관세 유예에 환율 다소 안정…"과연 규제 풀면 대출 늘까" 신중

3월 기업대출 잔액, 20년 만에 감소

금융권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금융위원회가 RWA 규제 완화를 포함한 금융권의 건의사항을 검토 중에 있다.ⓒ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완화 요구에 선뜻 답하지 못하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유예되고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되자, 규제 완화의 긴급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은행권이 RWA 완화로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은행의 대출이 늘어날 지에 대해서도 당국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RWA 규제 완화를 포함한 금융권의 건의사항을 검토 중에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시행 일정이나 적용 기한을 확정하지 않고, 관련 통상 현안과 환율 추이를 면밀히 살피는 단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의 통상 대응이 우선 진행되는 만큼, 각 부처가 대응 방향을 점검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환율과 관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높은 위험가중치가 부과되면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는 주택담보대출 대비 3배 이상 높아 RWA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규제 완화로 CET1 비율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당 확대 및 밸류업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시중 주요 은행장들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 정무위원 간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BIS 자기자본비율 관리와 관련해 산업 및 생산적 대출에 적용되는 RWA를 낮춰달라는 요청이다.


반면, 당국은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곧바로 중소기업 대출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환율 리스크를 감안한 규제 유연화에도 은행들의 중소기업 및 기술기업 대출은 오히려 줄었다.


한은이 집계한 국내 은행들의 3월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1000억원 줄어든 132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3월 기준 기업대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5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대기업 대출이 7000억원 줄어든 데 반해, 중소기업 대출은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대기업에 비해 부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 하락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 침체 속에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은행 입장에선 대출을 늘리는 순간 CET1 비율이 떨어지는 구조인데, 지금처럼 기업 체력이 약화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위험가중자산만 키우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부가 상호 관세로 피해를 입는 우리기업들의 대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만 한다"면서 "경기 침체 국면에서 무리한 대출 확대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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