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수의계약 여부 논란에 국회 보고·국방부 재검토 결정
HD현대중공업 vs 한화오션 입장차에 1년 가까이 사업 지연
방사청, 국회 설명 후 국방부와 협의해 사업 방식 재논의할 계획
약 8조원 규모의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 방식 결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 방위사업청은 수의계약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자 국회 보고와 국방부 재검토를 거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대선을 앞두고 결정이 미뤄진 만큼, 최종 사업자 선정은 선거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이날 사업분과위원회(분과위)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 사업 방식을 논의했지만, 보류 결정을 내렸다.
방사청은 지난달 17일에도 동일한 안건을 논의했지만, 수의계약과 경쟁입찰을 둘러싼 위원들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KDDX는 국내 기술로 선체와 전투체계를 모두 설계·제작하는 첫 국산 이지스 구축함이다. 총 6척을 건조할 예정이며 사업비만 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원래는 지난해 중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었지만 양대 조선사의 입장차와 방사청의 판단 유예로 약 1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관행에 따라 수의계약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설계의 연속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고려하면 기존 사업자가 이어서 진행해야 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한화오션은 군 기밀 유출 논란 등을 들어 HD현대가 사업자로 부적절하다며 입찰 경쟁을 통한 사업자 선정을 주장해왔다.
양대 조선사의 입장 차와 정치권의 압박 속에 방사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방사청은 조만간 국회를 대상으로 사업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국방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방식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업 착수는 대선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