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때 선원실 위치 쉽게 알도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김준석)은 충돌·전복·침몰 등 해양사고 발생 때 선원실 내에 갇힌 어선원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도록 ‘선체외판 선원실 위치 표시 캠페인’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KOMSA는 25일 “최근 원거리 해역에서의 조업 증가와 해상 기상 악화로 해양 사고 발생 시 구조 대응이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라며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어선은 전년대비 약 300㎞ 먼 거리 해역에서 조업했으며, 조업해역 파고는 약 5.0%(8cm), 풍속은 약 3.7%(0.21m/s)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전복·침몰 사고는 전년도 평균보다 약 28.7% 더 먼 해역에서 발생해 골든타임 내 구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선박에서 해양 사고가 발생하면 해양경찰 등 구조기관에서는 선원을 구조하기 위해 선원실을 수색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선원실을 절단하여 내부를 수색해야 한다.
KOMSA는 구조기관의 신속한 인명구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 선원실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선박 정보 및 도면 조회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다만 악천후나 야간 등 시야 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도면만으로 선원실 위치나 절단 가능 지점을 파악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현재 국제항해를 하는 대형 선박은 외판에 구조, 설비 정보 등을 표시하고 있다. 국내 어선과 소형선박에는 이와 같은 시각적 표기 기준이 없어 종이나 설계 도면을 통해서만 선박 내부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이에 KOMSA는 구조기관이 현장에서 즉시 선원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선박외판에 선원실 위치와 절단 가능 구역을 직접 표시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구조기관은 도면 없이도 선원실 위치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악천후와 야간 구조 시 신속한 구조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캠페인은 KOMSA는 내부에서 실시한 해양사고 예방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이다. 선원실이 갑판 하부에 위치한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 근해어선 50척을 대상으로 시범 추진한다. 외판 표시에는 해양환경 보호 측면을 고려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친환경 도료를 사용할 예정이다.
김준석 KOMSA 이사장은 “이번 캠페인이 시범 사업에 그치지 않고 전체 선박으로 확산해 언제 어디서든 신속한 구조를 통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