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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2분기까지 호실적 이어간다… "美 관세, 기회로 만들 것"(종합)


입력 2025.04.25 16:58 수정 2025.04.25 17:44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1분기 매출 28조175억원…역대 분기 최대치 경신

영업이익 3조86억원, 전년比 12.2%↓

관세 여파에 美 수요 몰려… 2분기 호실적 전망

수익 타격 하반기부터… "위기 대응 체력 갖고 있다"

기아 양재 사옥 ⓒ기아

기아가 올 1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가운데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확신했다. 미국 자동차 관세 시행으로 가격 인상을 우려해 구매를 서두르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타스만, EV4 등 신차 효과가 더해지며 1분기보다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고 소진이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는 관세로 인한 수익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오랜기간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쌓은 유연한 대응 능력을 활용해 미국 시장 내 경쟁사 대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기아는 25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28조175억원, 영업이익 3조86억원, 당기순이익 2조392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9%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0.7%다.


1분기는 국내, 유럽 등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앞서 시장에서의 매출 전망치(27조7576억원)보다도 2600억원 가량 높은 수치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건재한 수요와 하이브리드차,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이 늘어난 덕이다. 미국에서의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며,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SUV 차종 비중은 전년 대비 0.3% 확대되며 71.0%를 기록했고, 여기에 3640억원의 우호적 환율 효과도 톡톡히 보탬이 됐다.


영업이익은 최근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높은 수익을 책임져주던 일부 모델의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며 생산량이 하락했고, 전기차 캐즘과 신차 부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분기 대비 미국 시장에서의 인센티브를 늘려잡은 영향이다.


당장 2분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관세 정책이 시행된 상황이지만, 기아는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 확대될 것으로 봤다. 관세 시행에 앞서 약 2개월 분의 재고를 쌓아둔 데다, 가격 상승을 우려한 미국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서두르고 있어서다.


2분기부터 국내 시장에서 신차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지난달 출시된 타스만과 내달 보조금 확정을 앞둔 EV4가 기대주다. 지난해 출시한 EV3의 경우 국내는 물론 유럽 내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올해 생산 물량을 30%가량 늘리기도 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1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고,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관세라는 불확실성이 계속 존재하고 있지만 신차 론칭 후 EV3, EV4, 타스만의 경우 2분기 본격 판매를 시작하고, 이것들이 2분기 실적에 큰 플러스요인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미국에선 관세에 따른 소비자들의 우려로 선수요가 일어나고 있고, 2분기에는 어느때 보다도 더 높은 성장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5월부터, 수익 피해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현재 기아의 재고 보유 현황은 글로벌 기준 2개월치, 미국 기준 0.5개월치로, 당장 미국 내 재고가 소진되는 5월부터는 글로벌 주요 공장에서의 미국으로의 수출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김 전무는 "글로벌리 2개월 치 정도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관세 영향으로 미국에 물량을 일부 더 추진하기도 했지만 미국만 백오더가 많은게 아니라, 글로벌리 많다. 미국을 위해 모든 재고를 몰아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관세 영향은 5월부터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처럼 미리쌓아놓고 파는게 아니라 계속 몸집을 가볍게하고 가자고 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쌓아둔 재고가 넉넉하지 않은 만큼 단기적인 대응은 쉽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코로나 19 등 주요 시장 위기 속 유연하게 대응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한 위기 돌파 체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김 전무는 "기아는 과거 어려운 시기에 한 단계 레벨업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느 업체보다도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체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준비를 하고 대응하고 있는 제조사라고 판단한다. 어느 업체보다도 이 어려운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갈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당장 수치적인 하락은 불가피하더라도 관세로 인한 타격이 모든 제조사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미국 내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력을 유지하는 것에 더 무게를 뒀다. 당장 수익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 내 판매 가격을 높일 수도 있지만,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무는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미국에 파는 전략을 먼저 보일 것이다. 현재 조지아 공장은 캐나다, 멕시코, 기타 다른 권역으로 수출하는 물량도 일부 있긴 하지만, 우선 미국에서 소화하는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며 "인센티브 조정 등은 아주 빠르게 대응하도록 하겠다. 가격은 당장 관세 영향 만회를 위해서 조정하기 보다는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포지션을 지켜가고,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잡을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해서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이지만, 기아는 연초 세웠던 올해 연간 목표 영업이익률인 11%를 무리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당장 관세 리스크가 있더라도 하이브리드차, SUV 등 고수익 차종 판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EV3, EV4 등 보급형 전기차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마진 폭을 키워주고 있어서다.


김 전무는 "볼륨 EV와 관해서는 다른 플래그십보다는 마진 타겟이 낮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EV3가 출시되고 나서 마진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빠른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보통 출시 첫 해에는 마진이 낮고, 두번째 해부터 램프업 되면서 정상마진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국내와 유럽에서 사업계획 대비 크게 초과하는 물량이 나오면서 EV3 마진도 빠른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차는 이번 분기부터 ICE(내연기관차)와 거의 동등한 수익성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는 매년 30% 이상 증가시키려 하고 있고, 동시에 볼륨 EV전략을 함께하며 수익성을 전반적으로 지켜갈 것"이라고 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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