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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 vs 낯선 맛…5월 황금연휴 극장가는 '액션 천하' [D:영화 뷰]


입력 2025.04.27 15:18 수정 2025.04.27 15:19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다가오는 5월 황금연휴, 극장가는 액션 영화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마동석 주연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이하 '거룩한 밤')와 이혜영 주연의 '파과'가 30일 나란히 개봉하며 정면 승부에 나선다. 두 작품 모두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비교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각 뚜렷한 콘셉트와 색깔로 관객층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수필름

'거룩한 밤'은 이름만으로도 특유의 장르와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는 배우 마동석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어둠의 해결사'라는 콘셉트를 입고 전매특허인 주먹 액션을 선보인다. 유쾌한 대사와 코믹한 마무리 또한 예고됐다. 앞서 마동석은 '거룩한 밤'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다크 히어로물에 오컬트 액션을 섞었다"며 "유쾌함을 더해 쉬어갈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들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반면, '파과'는 좀 더 복합적이고 낯선 결을 지닌다. 배우 이혜영이 전면에 나서며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서의 서사를 끌고 가는 이 작품은 단순한 액션 영화에 머무르지 않고 트라우마, 상실, 존재의 의미 등 묵직한 주제를 안고 나아간다. 이혜영은 맨손 격투 뿐만 아니라 총기, 칼, 비녀를 활용한 액션, 좁은 복도에서 벌이는 육탄전, 고층 건물에서의 낙하 장면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두 영화는 모두 '권선징악'이라는 서사적 공통점을 가졌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거룩한 밤'이 악마를 퇴치한다는 직선적인 구조를 따른다면, '파과'는 주인공 간의 복잡한 감정선과 인간 내면을 건드리는 섬세한 구조를 취한다. 따라서 관객의 취향과 극장을 찾는 목적에 따라 작품의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아이템 선택에서도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거룩한 밤'은 Z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는 '오컬트'를 소재로 삼았다. 어둠, 악령, 퇴마 등 호기심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반면 '파과'는 강한 여성 캐릭터와 내면의 서사를 강조하며 '60대 여성의 액션'이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걸크러시'를 넘어선 다층적 여성 캐릭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이혜영은 노련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연기로 새로운 카리스마를 예고한다.


장르의 깊이와 결도 다르다. '거룩한 밤'은 퇴마 액션이라는 특수 설정을 제외하면 기존 마동석 영화의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성격은 명확하고, 악인을 응징하는 과정 역시 전형적이다. 그러나 그 단순함이 바로 '아는 맛'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예측 가능한 전개에서 오는 안도감과 카타르시스는 여전히 많은 관객에게 통한다.


반면 '파과'는 '낯선 맛'이다. 60대 여배우의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부터 국내 극장가에서 흔치 않은 시도이며, 이혜영이라는 배우가 가진 무게감은 작품 전체에 독특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액션이 화려한 만큼 감정선은 깊고,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서사로 확장된다.


이처럼 두 작품은 각각 정반대의 매력으로 5월 황금연휴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대중성과 친숙함, 반복된 공식을 안정적으로 구사하는 '거룩한 밤'과, 모험적이며 섬세한 '파과'는 서로를 보완하듯 전혀 다른 관람 체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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