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족" "코박홍"…3시간 동안 난타전 벌인 한동훈·홍준표(종합)

한·홍,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 '맞수 토론'

尹 비상계엄 선포 책임론 두고 날선 공방

당원게시판·과거 막말 논란 등 신경전도

25일 오후 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방송 전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동훈·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시간 가량 이뤄진 '맞수토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책임론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한 후보는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던 사람이 계엄의 책임이 있다"고 했고, 홍 후보는 "사사건건 깐족대는 당대표를 두고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느냐"고 서로를 정조준했다.

한동훈·홍준표 후보는 25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1시간 30분씩 각각 주도권을 가지고 총 3시간 동안 토론했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는 계엄 책임론이었다.

홍 후보는 "내가 당대표였으면 계엄도, 탄핵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대표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대통령에게 시비 걸고 깐족대고 하니까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내가 대표였으면 아무리 속상해도 대통령과 협력해서 정국을 안정시키려 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코박홍(코를 박을 정도로 90도로 아부한 홍준표)'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기분 맞췄던 사람들이 계엄의 책임이 있다. 나는 계엄을 막았던 사람"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홍 후보는 "아부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잘되도록 해줘야 한다"며 "당대표도 모르는 계엄을 했을 땐 당대표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몰랐다는 게 자랑이냐"라고 맞받았다.

"계엄 원인 제공자가 뭔 염치로 대선?"
"대통령 옆에서 아부한 사람들이 책임"

계엄 해제 과정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홍 후보는 "한 후보가 자꾸 자기가 계엄을 막았다 했는데, 막은 것은 야당이다. 한 후보는 숟가락만 얹었다"며 "한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라고 주장헀다. "무슨 염치로 또 대선에 나오는지 참 보기 딱하다"고도 했다.

한 후보는 "계엄이 (야당) 단독으로 해제됐다면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선포 안하고, 2차 계엄(을 하고) 국회에 모여있는 의원 해산 시도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가 계엄 해제 당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며 웃고 떠들었다며 "여당 대표가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이 대표와 국회에서 웃고 떠들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계엄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 이 전 대표는 무서워서 숲에 숨어있다가 1시간 뒤 들어와서 어떻게든 나와 악수 장면을 만들려 했다. 그걸 웃고 떠들었다(고 하는데) 정치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선 홍 후보는 "한 후보는 당대표 시절 김 여사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용산을 협박하지 않았느냐"라며 "김건희 여사는 해외 순방 때마다 넥타이 2개를 사서 하나는 '동훈이 준다'고 자랑했다. 김 여사를 형수라고 하면서 형수한테 못된 짓하는 것은 이 전 대표하고 똑같다"고 비꼬았다.

홍 후보의 말에 한 후보는 "홍 후보는 누가 넥타이 주면 그 사람이 잘못한 것 그냥 따라가느냐. 넥타이 받으면 계엄 옹호하느냐. 너무 단순한 것 아니냐"라며 "뭐 주고 잘해주면 홍 후보는 국민이 아니라 그 사람 위주로 정치하느냐. 나는 안 그런다. 국민만 보고 (정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원게시판 논란, 가족이 범인인가 답하라"
"尹부부 성역이냐…익명 글 확인 필요 없다"

25일 오후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방송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 후보가 당대표 시절 불거진 '당원게시판 논란'도 이날 토론회에서 언급됐다. 홍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당원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내외에 대한 원색적 비난글이 게재됐다. 한 후보 가족이 범인이냐 아니냐, 그 대답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한 후보는 "계엄은 도망다니면서 게시판에 진심인 것 보고 참 황당하다"며 "아직도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성역이라고 생각하느냐. 당원 익명 게시판에서 대통령 부부와 당대표를 비판하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

한 후보의 발언에 홍 후보는 "빠져나가지 말라. 비난글을 쓴 게 한 후보의 가족이냐 아니냐. 아니면 아니라고 하라"고 추궁했고, 한 후보는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말 안하는 것을 보니까 가족이 맞는 모양"이라며 "그 간단한 것을 왜 말 못하느냐"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우리는 민주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당원게시판은 익명이 보장돼 자유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한 후보는 홍 후보의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연루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그러자 홍 후보는 "악의적으로 묻는 것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후보는 홍 후보의 과거 "춘향전은 춘향이 따먹으려는 얘기" "분칠이나 하고 화장이나 하는 최고위원은 뽑으면 안 된다" "(여기자에게) 너 맞는 수 있다" 등 막말 논란을 거론하며 홍 후보를 공격했다. "홍 후보를 보면 정치를 오래했다고 품격이 생기는 건 아니라는 걸 느끼면서 저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홍 후보는 "'주막집 주모'는 말했고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은 말한 적 없다"며 "비유법이다. 논리 비약하지 말라. 그렇게 하니까 지금 대통령이 화가 나서 계엄 한 것 아니냐"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