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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선출②] '권리당원 90.40%'…지지층 결속은 끝, 과제는 중도외연 확장


입력 2025.04.28 04:05 수정 2025.04.28 10:07        데일리안 일산(경기) =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강성지지층 기반 승리 경선, 본선과 달라

"실용주의""중도보수" "탈이념" 외치고

금투세 폐지 주도 ·상법 개정 의지 표명

'충청권'에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구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민주당 21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1대 대선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을 발판 삼아 여유롭게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이제 본선 체제 전환이 되면서 중도외연 확장에 매진해야 할 국면에 들어섰다.


민주당은 27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 이어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이 후보는 4개 권역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 국민여론조사까지 합산해 최종 89.7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중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만 놓고 보면 90.4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포함) 50% 및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치러졌다.


본선을 맞은 이 후보는 중도층 표심에 더욱 공을 들일 태세다. 이 후보는 탈이념과 실용주의를 기조로,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생활 밀착형 의제를 더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외연확장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강성 지지층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한 조정 작업의 일환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일례로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16일 돌연 팬카페 '재명이네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후보의 이장직 사퇴 이틀 전인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당시 이장직을 내려놓는 사유를 "요즘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다"라고 에둘러 말하며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재명이네마을의 지지층들이 '강성' 이미지인 점이 향후 '조기 대선'이 현실화됐을 때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이 후보는 공개발언에서도 '국민' '대한국민'이란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등 메시지 수위도 조정하고 있다. 중도층 등 생활밀착형 유권자에게 어필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 대표는 출마 전후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 하는 것은 의미 없으며, 어떤 게 더 유용하고 필요한지가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과정에서 진영 대립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층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차기 대선의 키를 쥔 중도층을 붙잡겠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현실적 실용주의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8일 진행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도 "지금 보수 진영이 보수의 역할을 팽개쳐서 민주당이 보수 역할도 짊어져야 한다" "민주당은 진보일 수도 있고 보수일 수도 있다" "민주당은 중도개혁은 몰라도 진보라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는 등 입장을 밝혔다. 최근 공식석상에는 붉은색이 포함된 넥타이를 착용하고 나타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불과 0.73%p 차이로 패배했다. 당시 패배 요인 중 하나로 중도층 표심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했단 점이 꼽혀왔다.


이 후보는 이미 중도층을 겨냥한 구애를 펼치고 있는데, 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주도했고 최근 상법개정안 통과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는 자신을 '꽤 큰 개미'라 언급하기도 했다. 서민과 청년·개인투자자들을 직접적으로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본선에 접어들면서 중도층을 겨냥한 전략과 공약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번 대선 경선 첫 순회경선지로 전통적인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꼽히는 충청권을 선택한 것 역시 한때 강성지지층으로 인한 확장성의 한계에 갇혀있다는 평가를 불식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는 경선 기간 '대통령실 집무실 세종 이전 공약' 등 지역 균형 발전 메시지를 띄운 데 이어,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첨단 무기 체계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며 실용성과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부각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충청권 지역의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고,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시 완전 이전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겠다"는 등 굵직한 공약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도 중도층을 공략하듯 '실용주의'를 언급했다. 이 후보는 "트럼프 2기가 불러올 약육강식의 무한대결 세계질서, 인공지능(AI) 중심의 초 과학기술 신문명시대 앞에서, 우리 안의 이념이나 감정, 이런 것들은 정말 사소하고도 구차한 일이 아니냐"라며 "어떤 사상과 이념도 시대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어떤 사상과 이념도 우리 국민의 삶과 국가 운명 앞에서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먹사니즘의 물질적 토대 위에 잘사니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으로 도약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선출 후 기자들을 만나,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와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진보당이든 보수당이든 관계없이 이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데 함께하는 분들은 최대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연대든, 연합이든, 동조든, 협조든 뭐든지 함께해야 한다"고 답했다.


선거대책위원회에 어떤 인물을 기용할지와 관련 '중도 보수 인사 영입 가능성'에 대해선 "최대한 넓게, 친소관계 구분 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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