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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답지 않은 ACLE’ 사우디 돈 잔치에 들러리 선 광주


입력 2025.04.26 08:11 수정 2025.04.26 08:11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사우디 알 힐랄과의 ACLE 8강서 0-7 대패 탈락

이번 시즌 중립(사우디) 지역에서 단판 토너먼트

0-7로 대패하며 탈락한 광주. ⓒ 프로축구연맹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참패였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2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리바아 제다에 위치한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서 0-7 대패하며 탈락했다.


광주는 시도민구단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 섰으나 하필 마주한 상대가 사우디의 맹주 알 힐랄이었다.


체급 차가 뚜렷했던 경기였다. 최근 사우디는 엄청난 자금을 퍼부어 유럽 리그에서 활약 중인 월드클래스 선수 영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광주가 마주한 알 힐랄 역시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주앙 칸셀루, 칼리두 쿨리발리, 후벵 네베스, 야신 부누,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앞세운 알 힐랄은 경기 시작부터 거세게 광주를 몰아붙였다. 전반에만 3골을 내준 광주는 후반에도 4골을 더 헌납하며 참패를 피하지 못했다.


광주의 이정효 감독은 경기 전 “공격 축구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으나 쿨리발리 등 몇 수 위 수비수들의 견고함에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광주 이정효 감독. ⓒ 프로축구연맹

객관적인 전력 차는 어쩔 수 없다 해도 K리그 팬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부분은 따로 있다. 경기 자체가 사우디 등 서아시아 클럽들에게만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대대적으로 개편, 기존 조별리그가 아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같은 리그 페이즈 방식으로 변경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8강 이후 토너먼트 방식이다.


AFC는 기존 홈&어웨이 방식이 아닌 중립 지역에서의 단판 승부로 바꿨는데 올 시즌은 8개팀이 사우디에 한데 모여 결승까지 치르는 형태로 진행된다.


따라서 광주를 비롯해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일본), 부리남 유나이티드(태국)는 사우디로 이동, 낯선 환경과 시차 적응이라는 또 다른 적과 마주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였다.


이와 같은 불공평한 구도가 만들어진 이유는 역시 ‘돈’이다. 사우디, 카타르, UAE 등 축구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중동국가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아시아 축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결국 광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들러리를 선 채 역사적인 참패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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