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강하늘, '야당'에서 담아낸 새로운 온도 [D:인터뷰]


입력 2025.04.28 09:23 수정 2025.04.28 09:2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박스오피스 1위 수성

차기작은 지니TV '당신의 맛'

마약 범죄를 둘러싼 세 인물의 치열한 대립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야당'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질주하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163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강하늘은 법과 불법의 경계 위를 버티는 브로커 이강수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권력의 벽을 통쾌하게 허문다.


마약 범죄자와 형사 사이를 오가며 사건을 거래하는 브로커라는 존재는 강하늘에게도 처음 듣는 세계였다.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실제 현실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 그를 깊이 끌어당겼다.


"야당이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신기함이 컸어요. 저도 몰랐던 직업이었고 많은 분들도 그러실 것 같았고요. 시나리오 읽을 때 허구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이고 너무 디테일하더라고요. 진짜로 있는 일이라는 걸 알고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범죄와 형사를 오가는 브로커라는 특수한 직업을 준비하며 강하늘은 현실적인 어려움부터 마주했다. 실존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검색해도 정치에서 쓰는 야당, 여당의 의미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이야기해 주신 것과 보내주신 영상, 녹음한 파일 자료 들로 캐릭터를 만들어 갔어요. 대본 자체에 이강수란 인물이 하는 일이 너무 자세하게 잘 적혀 있어서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았거든요. 그 정도로 감독님이 고민을 많이 하고 쓴 대보니다 보니 야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강하늘은 이강수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닌,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같은 존재라고 느꼈다. 이강수의 자신감은 캐릭터 구축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감독님께서 보내준 자료들을 보면서 이강수란 인물이 진짜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자신만만하고, 나를 잡아도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다란 기조가 있거든요. 그래서 초반 이강수를 자신만만함이 가득 찬 모습으로 녹이려고 했습니다."


마약에 무너진 이강수가 다시 복수를 위해 몸을 추스르고 버티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자, 강하늘은 캐릭터의 후유증을 고민했다. 초반의 자신만만했던 모습과 후반의 상처 입은 모습을 대비시키기 위해, 무너진 흔적을 남기면서 복수를 준비하는 긴장감을 유지하려 했다.


"약을 이겨내고 이 친구가 너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면 영화적으로 재미없지 않나 싶어서 넣어봤어요. 다행스러운 건 약을 한 후 후유증이 사람마다 다르게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걸 하더라도 정당성이 있겠다 싶었어요. 손발을 떠는 것도 있었는데 후반에 액션신을 해야 하니 다리를 절거나 손을 떨면 문제가 있으니 조금 더 1차원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를 생각한 거죠."


강하늘은 이강수가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비치되더라도, 그를 선하거나 정당한 인물로 보이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제일 중점을 둔 부분을 관객이 이강수란 인물을 어느 정도 따라와야 하지만, 야당을 선하게 보이고 싶지도, 정당화 싶지도 않았어요. 내가 너무 크게 웃으면 착해 보일 것 같아서 그런 것도 좀 줄였고요."


이강수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관객이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이에 마약에 찌든 연기를 또 하나의 도전으로 삼기보다 관객의 설득을 목표로 삼았다.


"최대한 고민했던 부분은 관객이 '약에 취하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거였어요. 내가 표현하는 게 우선이 아니고, 관객들이 봐주고 설득되는 게 우선이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연기할 때 시선이 바깥에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진짜 약에 취한 사람처럼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을 많이 했죠."


'부당거래', '서울의 봄' 등 다수의 작품에서 배우로 활동했던 황병국 감독의 '나의 결혼 원정기' 이후 14년 만의 연출 복귀작이다. 배우로 활약했던 황병국 감독은 연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을 끌어갔다. 강하늘 역시 현장에서 황 감독의 연기 감각과 열린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연기를 진짜 잘하세요. 제 신의 상대역에게 디렉션을 주는 걸 보고 있는데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연기하면 안 되냐고 말한 적도 있어요.(웃음)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또 현장에서 배우에게 열려 있는 공간을 많이 주셔서 감사했어요. 제가 만들어간 이강수란 캐릭터를 좋아해 주셨고 믿어 주셨죠."


강하늘은 극 중 관희(유해진 분)와의 관계를 구축할 때, 현실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떠올리며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연기한 유해진의 깊은 배려와 묵묵한 신뢰는, 후배로서 강하늘에게 큰 울림이 됐다고 전했다.


"주변에 저도 좋아해 주는 동생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가는 동생이 있어요. 강수가 관희에게 그런 존재였으면 했어요. 제가 언제 유해진 선배님을 만나 술을 따라드리겠어요. 너무 감사한 건 한참 후배고 동생인데 그렇게 대해주시지 않고 동료 연기자로 대해주셨어요. 굳이 말씀하지 않으셔도 그렇게 바라봐 주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런 선배님께 보답하는 방법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죠. 선배님께 폐 안 끼치려고 더 열심히 했어요."


이번 작품에서 액션은 부상 위험 없이 촬영됐지만, 강하늘은 연기적인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합을 맞추는 방식에도 고민을 거듭했다.


"우리나라 촬영 현장이 좋아져서 진짜 안전해요. 그러니 전혀 다칠 일이 없죠. 연기적으로는 힘든 것도 있어요. 어느 정도 사실인 느낌이 있어야 증폭시킬 텐데 정말 온전히 연기를 해야 하니까요. 그런 지점에 고민이 많아서 현실감 넘치게 보이고 싶어 합을 맞추기보단, 큰 틀만 정해놓고 자유롭게 찍어보려고도 했어요."


강하늘은 허명행 무술감독의 접근 방식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액션을 위해 캐릭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바탕으로 액션을 설계하는 방식이 신선했다.


"'이래서 허명행 감독님을 다들 찾는구나' 싶었던 게 액션신이지만 액션이 위주가 아닌, 캐릭터를 먼저 보시더라고요. 그다음 캐릭터를 소화하는 연기자의 능력을 보시고요. 이런 걸 기본으로 삼고 액션을 만들어주니 색다르더라고요."


올해 강하늘은 영화 '스트리밍'에 이어 '야당'까지 연이어 개봉시킨 후, 현재 지니TV 오리지널 '당신의 맛' 5월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영화 '퍼스트 라이드' 출연도 확정 지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스스로를 조급하게 몰아세우지 않고, 매 순간 주어진 일에 충실하려는 태도를 유지 하려 한다. 강하늘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저라는 사람 자체 기질이 '오늘 할 거 하자'라고 생가하고 말아요. 힘들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힘들어지거든요. 공개 시기가 연이어 확정되면서 바쁘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 년 내내 정신없이 살진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이제 조금 바쁜 게 줄어들면 가까운 나라로 여행을 한 번 가야겠다는 싶어요."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