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요" 도심서 나타난 괴상한 동물, 정체 드러났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04.27 17:20  수정 2025.04.27 17:21

지난 2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수변 산책로에서 '개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너구리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송도국제도시 도심 공원에서 온몸에 털이 빠진 동물이 목격되면서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에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가 조사에 착수했다.


27일 송도 지역커뮤니티 카페에 따르면 최근 송도 수변공원 등지에서는 털이 거의 없는 동물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한 주민은 "저녁에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너구리와 염소를 섞어 놓은 듯한 동물을 봤다"며 "주변 지인 중에도 이런 동물을 봤다는 사람이 여럿 있는데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불쌍해 보였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실제 지난 23일과 24일 송도 모 고등학교 인근 수변 산책로에서는 온몸에 털이 빠진 동물이 잇따라 포착됐다. 머리와 꼬리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털이 빠진 채 얼룩덜룩한 자국이 남은 모습이다.


이를 확인한 서문홍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는 '개선충(옴진드기)에 감염된 너구리'라고 설명했다. 개선충증은 보통 귀와 겨드랑이, 복부, 다리에서 시작돼 몸 전체의 털이 빠지고, 심한 가려움증, 표피 박리, 만성 피부염 등을 유발한다.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는 갯과에 속해 잡식성 동물로 주로 숲이나 강가 같은 수변지역에 서식하는 너구리들이 산림지 개발에 따라 도심 공원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이전에도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며 "구조가 된다면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송도 도심 공원에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자 인천시설공단은 "가까이 접근하면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모른 척 지나가달라"는 현수막을 설치한 바 있다.


이어 "야생생물 발견 시 만지거나 먹이를 주면 안 되고 접근하지 말아 달라"며 "반려동물과 산책할 때는 우거진 풀숲을 피하고 목줄을 반드시 채워 야생생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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