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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계엄·탄핵 사과'…국민의힘 후보들, '尹 지우기' 나설까


입력 2025.04.28 04:15 수정 2025.04.28 10:0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윤희숙 "계엄 사과" 권성동 "책임을 통감"

한동훈 "대단히 죄송" 안철수 "사과 않으면

이재명 못 이겨" 김문수·홍준표 '대답 유보'

일각선 '尹 vs 이재명' 구도 우려 나오기도

안철수·한동훈·김문수·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촉발한 '계엄 사과'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의 '윤석열 지우기'로 이어질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소추로 시작된 만큼,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선 승리도 어렵다는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전날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2차 경선 4강 토론회에서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당했다. 정부·여당의 일원으로서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문수 후보는 "계엄과 탄핵, 파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이 30명이 있었고 특검법, 예산 전면 삭감 등의 많은 원인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돼야 한다"며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게 아니라, 그걸(논의를) 보고 해야 한다"고 답했다.


홍준표 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검토해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한동훈 후보는 "계엄 당일 밤 계엄을 저지한 이후부터 줄곧 반복해서 사과했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드린다. 국민이 절대로 겪으셔서는 안 될 일을 겪게 해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당대표였던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질문을 던졌던 안 후보도 "나도 사과를 두 번에 걸쳐 드렸다"며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이재명 (후보)에게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24일 정강·정책에 나선 윤희숙 원장의 전격적인 '사과 발언'이 화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지난 24일 KBS 1TV서 중계된 국민의힘 정강·정책 연설자로 나와 계엄 사태를 언급한 뒤 "국민의힘은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뉴시스

윤 원장의 깜짝 사과에 당 지도부는 함께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윤 원장의 사과에 대해 "당정간의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수직적 관계가 되는 바람에 오늘날의 사태에 도달한 것에 대해선 저도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입법권 남용으로 오늘날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비상계엄의 선포와 관련해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내가 이미 차례 국민들께 실망과 혼란을 끼쳐드린 점을 사과했고 그런 점을 강조해서 (윤 원장이) 연설에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또는 윤 전 대통령 지우기를 위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사과는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어쨌든 지금 상황이 나온건 계엄과 탄핵 때문인데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고 국민께 표를 달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계엄에 대한 사과는 더 빨랐어야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선 당내 경선 후보들 역시 조만간 계엄 사태에 사과를 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후보와 홍 후보가 약간의 의견 차를 드러내고 있지만, 향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경쟁하기 위한 빅텐트와 통합 측면에서 '윤석열 대(對) 이재명'의 구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불리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문제는 최근 출마론이 가시화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다. 윤 전 대통령 정부의 대표격이나 다름없는 한 권한대행이 출마해 보수 단일 후보로 떠오를 경우 조기 대선 구도가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흘러갈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권한대행이 나오게 되면 민주당은 당연히 윤석열 시즌2를 얘기하게 될텐데 그걸 어떻게 막으려는지 모르겠다"며 "계엄과 탄핵을 넘어서는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인 만큼 전 정권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물을 제시하는 게 맞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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