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2차 경선 투표 첫날 '고향' 부산 방문
"집이 범천동" "부산고 출신" 언급하며 구애
"유일한 부산 후보인데 잘 돼야" 응원 봇물
"안철수는 부산 출신인데 우리가 남이가, 넘이지."
"PK 출신의 네 번째 대통령이 돼주세요."
22대 대선에 출마한 유일한 부산 출신 주자,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고향'의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대선에 네 번째 도전하는 안 후보의 정치 여정을 잘 알기에 "유일한 부산 사람인데 이번에는 꼭 잘 되시라" "경선에서 꼭 이겨라" 등 응원이 이어졌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꼭 이기고 정권을 재창출하라는 당부도 많이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27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방문했다. 안 후보가 대권 행보의 일환으로 부산을 찾은 건 지난달 5일 이후 세 번째다. 이날부터 28일까지 이틀간 2차 경선 선거인단 투표·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돼 대선의 '캐스팅 보트'인 부산 민심과 당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정치적 연고지'가 부산인 김영삼·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실제 부산에서 나고 자란 자신이 대통령이 돼 이 후보를 꺾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서 출생했으며, 부산동성국민학교(초등학교)-부산중앙중학교-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한 것, 현재 모친도 해운대구에 거주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부산 민심에 구애했다.
가장 먼저 안 후보는 모교인 부산고를 찾았다. 그는 '제24회 부고의 날' 행사에 참석한 선·후배, 동기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며 "부산고(출신)가 국회에 1명밖에 없다. 여러 사람 몫을 내가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부산고는 내게 배움의 기쁨과 함께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소중한 곳"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오니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자부심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이 다시 피어오른다"고 밝혔다. 이어 "선후배 여러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부산고의 명예를 높이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끊임없이 도전하고 헌신하겠다"며 "오늘 함께한 이 시간은 내게 다시 한번 초심을 일깨워준 소중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모교 방문을 마친 안 후보는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안 후보를 본 시민들은 "TV에서만 보다가 실물로 보니 잘생겼다" "탤런트 같다" "얼굴이 억수로 좋으십니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화답하듯 안 후보는 "집이 범천동이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부전시장에서 검은색 장양말을 구입하기도 했다. 양말 가게 사장은 "안 후보가 양말 사주셔서 대박 날 것 같다. 꼭 잘 되시라"고 응원했다.
안 후보의 인기는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더욱 돋보였다. 이곳에서 안 후보를 우연히 만난 시민들은 감격을 숨기지 못하며 그에게 '셀카'나 사인을 요청했다. 한 초등학생은 안 후보를 길거리에서 만나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안철수 봤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민락회타운 인근부터 광안리 해수욕장 길을 따라 1㎞가량 걸으며 시민들과 만났는데, 평소 성인 걸음으로 약 16분이면 주파하는 거리를 안 후보는 자신을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해당 거리를 1시간이 지나서야 지나왔다. 그를 본 부산 시민들은 "유일한 부산 후보인데 잘 돼야 한다"고 응원했고, 안 후보는 "잘하겠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화답했다.
그는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노상에서 달고나 뽑기도 시도하며 소탈한 매력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어릴 때 많이 해봤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달고나 뽑기를 하고 있던 옆 학생들에게 도안을 추천받았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안 후보는 "아이고 안 됐다. 하필이면 다리 하나가 끊어졌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좌중을 웃게 했다.
청년들이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는 곳으로 간 안 후보는 육성으로 "2030분들 집 문제, 연금 문제, 직장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 내가 잘 해결하겠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자신을 향해 "이재명 꼭 이겨주세요" 등 응원엔 "꼭 그렇게 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2차 경선 투표 첫날 부산을 방문한 안 후보는 28일엔 대전으로 이동,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청지역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충북 청주시로 이동해 충북대 탄핵반대 학생 대표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충북대 탄핵반대 학생 200명은 "탄핵에는 반대하지만 정권 교체와 미래를 위한 리더십을 위해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는 30명의 대표 학생들이 참석해 안 후보와 의견을 나누고 지지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