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파병 공식 인정한 北, 김정은 방러하나…포로 협상 가능성도


입력 2025.04.28 19:04 수정 2025.04.28 19:06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쿠르스크 탈환 선언 뒤 파병 공식확인

북·러 조약 언급하며 파병 정당성 피력

열흘 뒤 푸틴·김정은 만날 가능성 높아

푸틴, 김정은에 "러 파병 진심으로 감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의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북한이 군의 러시아 파병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이에 다음 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판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승절 열흘 앞두고 파병 인정한 北

조선중앙통신은 2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전날 노동신문 등 언론매체에 보낸 서면 입장문에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은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그 이행의 가장 충실한 행동적 표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해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며 이번 파병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러시아에 병력 파병으로 우크라이나와 균열 및 분쟁 ⓒ연합뉴스

북러 조약 제4조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의 법에 준해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며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을 명시했다.


또 북한은 평양에 전투위훈비를 세우겠다고 파병 장병 가운데 전사자가 발생한 사실도 전했다.


북한의 참전 공식화는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 공식화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화상통화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하며 언급했다.


이같은 시기를 보면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 인정 발표 시기를 비밀리에 조율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러는 지난해 10월부터 파병 이후 관련 사실을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파병 사실을 비슷한 시기에 알린 것은 파병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러시아 전승절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점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전승절 계기로 밀착 강화하나

외교가 등에 따르면 북한이 전승절 전후로 러시아와 양자 정상회담 진행을 추진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여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 공식 확인, 북한군 참가 쿠르스크 지역 탈환 승리 소식 등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승절 참가에 대한 긍정적 명분으로 작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미지수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다자무대의 데뷔보다는 푸틴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로부터의 전쟁 참가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참전 인정은 김정은 체제가 국제적 고립을 극복하고, 러시아와의 동맹을 통해 생존과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대담한 도박이 어느 정도 성공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쿠르스크 승리를 강조하기 위해 별도의 특별한 승전기념 이벤트를 기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때 김정은-푸틴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포로 교환, 향후 재건 및 전후 복구 참여 등 북한군의 협력을 위해 정당한 참전으로 공식화가 필요했던 것"이라며 "러시아 입장에선 승전 기정사실화, 종전 협상 유리한 고지 확보, 전후 처리 차원에서 공개가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홍 연구위원은 "전승절 전후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북러 정상회담이 별도의 이벤트로 추진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고 판단한다"며 "북러의 약속된 파병 공개, 러시아의 승전 프레임 조성, 북한의 적극적 의미 해석 등으로 볼 때, 향후 있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한 빌드업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범죄행위 자인…강력 규탄"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파병을 공식 인정한 것에 대해 "범죄 행위를 자인한 것"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한 것은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적 행위"라며 "이를 공식 인정했다는 것도 스스로 범죄 행위를 자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국제사회와 함께 비인도적이고 불법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대한 북한의 파병이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임을 지적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러북이 그간 국제사회의 수많은 지적과 일관된 증거 제시에도 불구하고 북한군 파병을 부인하거나 회피해오다가 이제서야 파병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 이를 국제법에 전적으로 부합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여전히 국제사회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 파병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북한군 부대는 우리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신나치 부대를 격퇴한 전투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를 높이 평가하며 개인적으로는 (북한) 국무위원장인 김정은 동지에게, 그리고 전체 지도부 및 북한 인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