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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조달청 공공감리 입찰담합···공정위, 20개 업체에 과징금 237억원


입력 2025.04.29 12:15 수정 2025.04.29 12:15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2019~2023년 공공분야 건설감리 92건서 담합

낙찰예정자, 들러리 참가자 등 사전 합의

2020년 LH 발주 당시 5개 사의 물량 배분표.ⓒ공정거래위원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조달청이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이하 건설감리) 용역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20개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237억원(잠정)을 부과받았다.


29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LH와 조달청이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실시한 92건의 공공분야 건설감리 용역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정하거나 들러리 참가를 합의했다.


건설감리 용역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발주자를 대신해 건설공사에 대한 기획, 설계, 타당성 조사, 평가 등을 관리·수행하는 것으로 이번 사건 입찰은 시공단계의 ‘발주청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 용역과 관련됐다.


조사 과정에서 20개 건축사사무소는 LH 또는 조달청이 전국 각지에 공공주택·건물 건설을 위해 발주한 감리 용역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모임을 갖고 각 입찰별로 낙찰예정자를 정하고 다른 사업자는 경쟁에 참여하지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사사무소의 이 같은 공동행위는 2019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실시된 92건의 입찰에서 진행됐다. 총 계약금액만 약 556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위반행위 내용을 살펴보면 LH가 2019년 10월 건설감리 용역 입찰 6건을 공고하자 케이디, 토문, 목양, 아이티엠 등 4개 사는 4건의 입찰을 한 건씩 배분하고 상호 경쟁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며 이 중 3건의 입찰에서 낙찰예정자가 들러리 참가자를 섭외했다.


2020년 5월에도 LH가 124개 공구의 건설감리 용역 입찰계획을 발표하자 케이디, 토문, 건원, 무영, 목양 등 5개 사가 65개 공구를 1개 사당 추정용역비 합이 718~719억원 정도가 되도록 배분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 사는 성남시의 한 식당에서 예정금액이 큰 50개 입찰을 총 금액이 동일하게 5개 리스트로 나누고, 하나씩 나눠가졌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배분받은 사업자를 각 리스트에 포함된 입찰의 낙찰예정자로 정하고 서로 경쟁하지 않기로 했다. 이어 합의 내용을 각 사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아이티엠, 신성, 동일, 희림, 해마 등 5개 사와 공유하고 함께 실행했다.


이후 행림이 추가 참여하는 등 배분된 입찰의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2020년 5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실시된 45개 입찰에서 합의가 실행됐으며 32건의 입찰에서는 합의된 낙찰예정자만 참가하게 되자 유찰될 것을 우려, 입찰 실시 전 들러리 참여자를 섭외·합의한 정황이 포착됐다.


공정위는 LH가 2020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추가 실시한 28건의 입찰에서도 이들 건축사사무소가 건별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들러리를 합의하고 입찰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축사사무소는 LH 발주 입찰에 대해 진행한 공동행위를 조달청에서 실시한 공공시설 공사 감리 입찰까지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12월 토문·무영은 조달청 입찰이 공고되면 사전 협의를 통해 각자가 구성하는 컨소시엄 중 하나만 참가하기로 합의했으며 무영은 건원·행림·신화와 합의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 2022년 4월부터는 선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합의에 참여하기로 했고, 입찰이 공고되면 세 컨소시엄의 대표자가 협의, 참가 컨소시엄을 결정했다.


2022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조달청이 발주한 15건의 입찰에 대해 합의가 실행됐으며 그 중 9건에서 들러리 합의가 이뤄졌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공공 건설감리 분야에서 수년에 걸쳐 주요 사업자가 대부분 참여해 조직적으로 진행된 광범위한 입찰담합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담합 적발 시 엄중 제재함으로써 담합이 재발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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