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매출 43% 영업이익 236% 증가
유럽 중심으로 피즈치바 등 시밀러 매출 늘어
"삼성에피스 향후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수령 없이 순수 판매 수익만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독자적인 성장에도 힘이 실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1분기 매출 4006억원, 영업이익 12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236%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실적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올해 1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은 1조2983억원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비중은 약 31%에 달한다. 전년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에서 1.3%p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비중이 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북미·유럽 마케팅 파트너사인 산도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유럽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피즈치바’는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7월 피즈치바가 출시된 지 1년도 안돼 들려온 쾌거다.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도 견고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총 11개 제품의 품목허가를 획득해 현재 유럽에서 8종, 미국에서 6종, 국내에서 9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1분기 성과가 마일스톤 수령 없이 순수 판매 수익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2분기 매출 5299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일스톤이 전체 매출의 41% 가량을 차지했었다. 단계별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파트너사에게 받는 마일스톤은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일회성 수익이다.
올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력 바이오시밀러들이 허가 절차에 들어가며 마일스톤이 전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상황이었음에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존재감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본떠 만든 복제약이다.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가졌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개발 단계에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신약과 달리 바이오시밀러는 기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 높은 이익률을 보인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가 바이오시밀러 승인 간소화를 추진하면서 개발 비용은 더욱 줄어들고 기간까지 단축될 전망이다.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생산력을 자랑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와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단기간 내 가시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되지만 론자, 써모피셔사이언티픽 등 글로벌 CDMO 강자들과의 경쟁 심화는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장기 성장 산업으로 분류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같은 다양한 모달리티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시장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급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 완료했다”며 “고마진 제품 중심의 바이오시밀러 매출로 올해 2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