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영업익 1조 넘긴 HD현대...정기선 ‘성장 전략’ 통했다(종합)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4.29 18:52  수정 2025.04.29 19:06

조선·전력기기 ‘쌍끌이’...분기 최대 실적 달성

정기선 수석부회장 사업 재편 성과 본격화

HD현대마린솔루션·마린엔진 고성장 이어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CES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HD현대

HD현대가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조선·전력기기 부문의 수익성이 확대되며 그룹 전반의 체질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주도해 온 성장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조선 빅사이클·전력 인프라 시장 타고 ‘훨훨’


HD현대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1% 증가한 1조28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5% 증가한 17조869억원, 순이익은 7774억원으로 52.9%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다. 조선 빅사이클(초호황기)에 따른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 전반의 실적 호조가 지속된 덕분이다.


주력 사업인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 비중 확대와 생산성 향상 효과로 1분기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7%로, 2019년 분할 이후 분기 기준 최대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선박 애프터마켓(AM·선박 유지보수)을 비롯해 친환경 개조·디지털 솔루션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매출 4856억원, 영업이익 83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61.2% 늘어난 수치다.


전력기기 부문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26.7% 증가한 1조147억원, 영업이익은 69.4% 증가한 2182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북미 지역 매출 증가와 선별 수주 전략이 주효했다.


반면 건설기계 부문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에너지 부문 HD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정유 시황 악화로 부진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이 9.6% 감소한 7조1247억원, 영업이익은 89.9% 급감한 311억원에 그쳤다. 회사 측은 바이오 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전경.ⓒ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주도 신사업 전략 성과 ‘입증’


이번 실적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추진해 온 사업 재편과 성장 전략이 구체적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6년 선박 AM 사업 강화를 목표로 HD현대마린솔루션을 출범시켜 친환경 개조·디지털 솔루션·벙커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키며 ‘상장 첫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어 작년 7월에는 HD현대마린엔진을 출범해 중소형 선박용 엔진 시장까지 직접 키워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1분기 매출 830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3%, 64.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모델을 공개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조선소(FOS) 구축에 속도를 내는 등 등 차세대 성장 프로젝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 핵심 부문의 실적 호조와 함께 정 수석부회장이 주도한 친환경·디지털 전환, 글로벌 사업 다각화 전략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그룹의 두 번째 도약기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해양 및 전력기기 부문의 성장이 본격화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면서 “향후에도 시장 선도 기술 개발과 공정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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