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장악 이재명, '중도·보수'에 러브콜
'전북 한덕수'·'전남 이낙연' 시너지 기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붉은 넥타이'를 매고 보수진영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연일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호남' 민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덕수·이낙연 연대설'에 '호남 시너지'가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30일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이 후보는 전날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3선 의원 출신 권오을 전 국회사무총장도 선대위에 합류한다.
앞서 이 후보는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21일 한때 '보수 논객'이라고 불렸던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도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의 보수 인사 영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 이 후보는 중도층 공략을 넘어 보수층까지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대선 후보 확정 뒤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보수진영 상징색인 '붉은색'을 사용하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에서 단 한 번도 '파란' 넥타이를 매지 않고, 빨간 줄무늬나 물방울무늬가 섞인 넥타이 혹은 회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선거 홍보물이나 선거 점퍼에도 한 귀퉁이엔 꼭 빨간색을 집어넣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우클릭 행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0.7%p 차이로 패했던 실패를 뼈아프게 느꼈기 때문이라고 민주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후보는 당권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번 대선 경선에서 90%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에서 확인됐듯 진보 진영의 '집토끼' 표는 확실하다고 보고 중도·보수표를 확장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대선 출마 초읽기에 들어간 한덕수 권한대행도 '호남' 출신이라는 이력과 노무현 정부의 총리라는 이력으로 호남표와 중도층표에 구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명 빅텐트' 구축 아래 손잡을 것으로 예측되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호남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고문은 전남 영광 출신이다.
보수진영에선 지금까지 대선에서 '호남 15% 득표'를 마의 벽으로 여겨 왔다. 만약 한 대행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최종 후보로 나서게 된다면, 호남 15%를 넘어 20%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담양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 당선으로 확인된 호남의 '이재명 비토' 분위기에서, '한덕수'라는 대안이 나온다면 호남 민심이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호남(광주84.82%·전북82.98%·전남86.10%) 득표율이 84.63%에 그쳤었다. 윤 전 대통령에게 0.7%p 차 패배한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당시 대선 경선 과정에서의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 후유증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이낙연 전 고문에 대한 관심도가 줄었고, 한덕수 대행의 영향력도 미미할 것"이라며 "정권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