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초기 기틀 닦은 김재원, 공보대책 담당 박용찬 등
참모진도 덩달아 주목…정책통 박수영도 '핵심 인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결선에 오르면서, 그 자리를 만든 참모들이 주목받고 있다. 정치적 공백이 길었지만 지난해 12월 11일 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사과를 거부하면서 '꼿꼿 문수'란 별명을 얻어 갑자기 부상한 김 후보가 톱(TOP)2 자리까지 올라간 데엔 물밑 조력자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단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차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김문수 후보가 최종 후보 2인 중 한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경선 발표 직후 "앞으로 더 험한 길이 많이 남아있다"며 "반드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선 이날 김 후보의 결선 진출은 주변에 포진한 다수의 참모들 역할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후보는 과거 대선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지만 정치적 공백이 길었다. 마지막으로 승리해본 선거가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다. 15년의 공백을 딛고 단기간에 시대정신에 맞는 정책을 고안하고, 당심을 모으는 조직력을 확보한 데에는 참모들의 역할이 아니고선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의 강점은 당심을 사로잡은 조직력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내면서 얻은 '꼿꼿' 이미지와, 김 후보가 직접 주요 인사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끌어낸 조직도 만만치 않지만 각 직능단체의 조직표를 얻어낸 데는 참모들의 역할이 지대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토양을 닦은 데는 크게 세 사람이 중책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문수 캠프의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장동혁 의원과 조직총괄본부장인 엄태영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또 특보단장을 맡은 김선교 의원 역시 중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중에선 캠프의 출발부터 함께 해왔고 현재 공보미디어총괄본부장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김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 전 최고위원은 끌어안을 조직은 끌어안고 쳐낼 사람은 쳐내는 역할을 담당하며 캠프의 기틀을 닦았다.
이들은 사회 전반에 걸쳐 접촉면을 넓히며 △전·현직 경기도의원 △고려대 트루스 포럼 △경북여고 백인회 △청년전통문화예술인연합회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김도석 음향감독 △한국노총, 한국공공사회산업노조 △전국학부모연대 △국민통합본부 △(사)자유와연대 △호국연합회 지지선언(육사 출신 장성 모임) △국가원로회 △코리아구국연대 등의 김문수 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정책 측면에서는 박수영 의원의 역할이 독보적이다. 김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부지사로 근무하며 연을 맺은 박 의원은 경선 기간 동안 매일 오전 9시 '꼿꼿문수' 시리즈를 열고 대선 공약들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정책만 해도 △수도권·부울경·대전세종충청·대구경북·광주전남 등 전국 5대 광역권으로 GTX 확장 △대학가 반값 월세 공급 △군가산점제 부활 및 여군 비율 30%까지 향상 △층간소음 방지 의무화 △당선 즉시 한미정상회담 추진 등 현실감이 충만하다.
공보 측면에서는 중견 언론인 출신의 정치인인 박용찬 공보메시지단장이 분투하고 있다. 박용찬 단장은 MBC 출신으로 정치부·사회부를 두루 거치고 뉴욕특파원을 다녀왔다. MBC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 백분토론 사회자도 맡았다. 2019년 정계에 입문해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을 계속해서 맡고 있어, 누구보다 정치와 언론의 생리를 깊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공보 영역의 최적임자라는 평이다.
당 안팎에선 김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참모들의 영향력이 더 크게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김문수 후보를 대세로 끌어올린 건 후보 본인도 있지만, 참모들의 핵심적인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며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어떤 참모가 어떤 역할을 더 해주느냐가 김 후보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