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경일변도' 잡음 방지 성과
여전히 일부 비명계 인사와는 선 그어
"의지는 있는데 당내 통합 여전히 물음표"
"방심하면 선거 패배, 간절함 없는 상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양분되고 있다. 당내 계파와 정치적 배경을 가리지 않고 인력을 영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과 확장'에 초점을 두고 선대위를 구성했다는 입장이지만 '보수 책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전 장관까지 '메머드급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구성됐다는 것 자체도 흥미롭다.
남은 관건은 '당내 통합'이다. 과거 사례가 증명하듯 '선택적 끌어안기'만으론 승리에 다가가기는 어렵다. 일부 비명계 인사들은 중도층 표심을 환원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열쇠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은 29일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포함한 6명을 공동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인선했다. 이른바 '메머드급' 선대위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들은 △박찬대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정은경 전 청장이다. 정 전 청장은 문재인 정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했다.
한나라당(옛 국민의힘) 출신 권오을 전 국회사무총장도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뒤, 민주당에 입당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도보수 색채 더하기'에도 나섰다. 이 후보는 첫 지역 일정으로 권 전 총장과 자신의 연고지인 경상북도를 비롯해 보수 색채가 짙은 경상남도·강원도 지역을 찾는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성과'는 '이재명 강경일변도'라는 불필요한 잡음을 방지하고 지지세력 간 결속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다만 여전히 일부 비명계 인사들과는 선을 긋고 있어 진정성 있는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꼬리표도 따라붙는다.
2012년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는 이번 국면과 마찬가지로 '보수 책사'인 윤여준 전 장관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발탁했었다. 그러나 선거 마지막까지 정국을 움직인 또 다른 주연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였다.
그는 당시 대선후보를 사퇴한 뒤 문재인 후보 지원에 나섰고, 투표 당일 문 후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로 마무리되자 되레 "무책임하게 미국으로 떠났다"는 비난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선까지 남은 한 달여간 기존 당내 세력과 민주당의 '사각지대'를 보완·지적했던 인사들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권역에서 이번 민주당 경선의 투표 참여율이 높지 않았던 점도 주목거리다. 지난 경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의 투표율은 53.67%였다. 이는 충청권(57.87%)과 영남권(70.88%) 투표율보다도 낮고, 앞서 지난 2017년 치러진 19대 대선 경선(64.9%)과 4년 뒤인 20대 대선 경선(55.23%)보다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비명계 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좌우 대립과 대결의 정치는 극복하려고 하는 의지는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렇다면 가장 먼저 눈을 돌려야 할 대상은 당내에 있는 '당내 통합'이라는 점에서 물음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관계자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대선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며 "절대로 보수진영을 무시해선 안 된다. 방심하면 선거에서 지는데,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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