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5월 가볼만한 이색 박물관 추천

윤종열 기자 (yiyun111@dailian.co.kr)

입력 2025.04.30 10:04  수정 2025.04.30 10:04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안성 한국조리박물관·평택 서해수호관 & 천안함기념관

안산산업역사박물관·포천 한탄강세계지질공원센터·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경기관광공사가 30일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경기도내 이색 박물관을 소개했다.

농업, 양식 조리, 안보, 산업, 지질, 역사 유적 등 흥미 가득한 박물관이다. 여행하고 즐기면서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1석 3조 여행이 가능한 곳들이다.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국립농업박물관은 2022년 12월 개관한 신생 박물관이다.

하지만 국립박물관답게 규모와 전시 내용이 수준급이다. 처음 만나는 곳은 식물원과 곤충관이다.


농업박물관에 식물원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곳의 식물원은 남다르다. 수족관에서 어류를 키우고 어류가 배출한 배설물이 녹아 있는 물을 걸러 식물에 주는 ‘아쿠아 포닉스’가 있다. 친환경적 순환 농법이다.


식물원을 보고 나면 ‘농생꿀팁’ 테마전시가 나타난다.

농촌의 삶과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특히 농촌 어르신들의 해답이 담긴 ‘고민자판기’는 랜덤 답변이지만 묘하게 용하니 방문한다면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박물관의 핵심인 전시관은 농업관1과 농업관2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농업관1은 땅과 물, 종자, 재배, 수확이라는 농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볼 수 있다.

농업관2는 재배한 농산물을 저장하고 가공했던 역사를 보고 변화 중인 미래 농업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전용 공간도 있다. 농업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린이 박물관이 내부에 별도로 있어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초등학생까지 입장 가능하다.


국립농업박물관에서는 야외 공간도 놓쳐서는 안 될 곳이다. 다랑이 논밭에서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농작물의 성장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안성 한국조리박물관= 한국조리박물관은 한국에서 유일한 조리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2층 규모로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조리 명인들의 사진과 명패가 가득 붙어 있다. 조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도 TV에서 한두 번쯤 보았던 인물이 여럿이다. 한국조리박물관은 벽면을 가득 채운 조리 명인들의 소장품을 기증받아 설립한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는 한국에서의 서양 요리 역사와 발전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의 서양 요리는 고종황제 무렵 시작해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원로 조리 명인들의 노력 덕분에 급격히 발전해왔다.


1층 전시실에서 주목받는 전시물들 역시 조리 명인들이 사용하던 조리 기구와 직접 수기로 작성한 레시피 노트들이다. 손때 묻은 조리 기구에서는 명인들의 숨결이 느껴지고 노하우가 가득한 레시피 노트에서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열정이 느껴진다.


2층 전시실의 테마는 와인과 커피다.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종류와 한국에서 초장기에 사용한 커피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2층 특별전시실에서는 청와대에서 사용하던 대통령들의 식기가 전시되어 있다.


◇평택 서해수호관 & 천안함기념관= 서해수호관은 서해에서 발생한 북한 도발에 맞섰던 해군의 기록들이 전시된 곳이다.


NLL은 1953년 8월 30일 정전협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설정된 북방한계선이다.

하지만 북한은 수 차례 NLL 인근에서 군사적 도발을 일으켰다. 제1·2 연평해전부터 2009년 11월 북한 경비정의 NLL을 침범까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우리 해군이 당당하게 맞섰고 전시관에는 각 해전의 상황과 당시 사용한 실제 장비들이 전시돼 있다.


천안함기념관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잠수정 어뢰에 의해 침몰한 천안함에 관한 전시관이다. 당시 천안함에는 104명이 승선하고 있었는데 58명만 구조되고 46명은 전사했다. 온 국민이 ‘살아서 귀환하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렸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이다. 야외 전시장에는 수중에서 인양한 천안함이 전시되어 있다.


서해수호관과 천안함기념관은 군부대 안에 있어 홈페이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견학할 수 있다.


◇안산산업역사박물관= 안산은 서해의 황금어장으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조용한 농어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1976년 반월지구가 공업 도시 조성지로 확정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업 메카로 변모했다. 2006년 시화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안산스마트허브’로 이름을 바꾼 현재도 첨단산업의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이러한 안산 산업의 역사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데 그중에서도 '응답하라! 새한버스 BF101'는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1980년대 안산 시민의 발이 되었던 ‘새한버스’ 모형을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으로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해야 한다. 박물관 입구에 실제 새한버스가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포천 한탄강세계지질공원센터= 한탄강은 국내 유일의 주상절리 협곡이다.


그 탄생은 수십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흐르고 있던 강 상류, 북의 오리산 등에서 여러 차례 화산이 폭발했다. 분출된 용암이 넓은 용암대지를 만들었고 일부는 강을 채우면서 파주와 문산까지 흘러갔다. 그 위로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지금의 한탄강이 만들어졌다. 한탄강은 용암과 물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의 지질관에서는 이러한 한탄강의 형성 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지질문화관은 한탄강 주변에서 살아온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포천 중리와 철원 장흥리 일대에서는 구석기 시대의 석기들이 다수 발견됐다. 구석기 사람들은 당시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었던 응회암과 규암으로 석기를 만들었다. 특히 1978년 미국 병사 그렉 보웬이 한탄강에서 발견한 주먹도끼는 이 곳이 가장 오래된 인류 거주지 중 하나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1층의 영상관에서는 드론으로 촬영한 한탄강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한탄강 협곡 곳곳을 누비는 화면에 따라 좌석도 움직여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양주의 회암사는 고려 말부터 조선 전기 사이 최대규모의 왕실 사찰이었다.


총 8개 단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양한 성격의 건축물이 조성됐다. 고대 기록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특히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때 서역의 사신이 방문해 ‘절이 무릇 262칸인데, 건물과 불상·불화가 굉장하고 아름다워 동방에서 으뜸으로 중국에서도 많이 볼 수 없는 정도’라는 찬사가 담겨 있다.


회암사지는 1967년부터 2012년까지 10차에 거쳐 발굴 조사가 진행됐으며 일반적인 사찰과 달리 궁궐과 유사한 구조의 사찰이라는 게 밝혀졌다.


1층 전시실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출토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대표적으로 궁이나 왕실에서 세운 원찰 일부에만 사용된 청기와, 태조 이성계가 제작을 후원했다는 명문이 새겨진 청동 금탁, 왕실에서만 사용했던 최상급 자기 등이다.


2층 전시실에는 석조와 소조 불상 조각과 함께 회암사 주요 전각 구조를 볼 수 있는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360도 다면실감’에서는 회암사의 역사적 의미를 6면 미디어아트로 볼 수 있다. 앉거나 누워서도 감상할 수 있으며 편안한 자세로 어느새 화려한 미디어아트에 빠지게 된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돌아보는 회암사지는 더욱 특별하다. 1981년 발굴된 당간지주를 비롯해, 가로 14m로 동시에 16명이 사용 가능했던 화장실터, 지름이 1.73m에 이르는 대형 맷돌, 5.89m 높이의 부처님 진신사리 사리탑 등은 잊지 말고 찾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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