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판매량 1분기 저점...점진적 회복 기대
HBM3E 샘플공급...2Q부터 고객 확대 전망
파운드리 적자 폭 개선도 하반기부터 예상
삼성전자 반도체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 올해 1분기에도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내놨다. 반도체 수출 통제 등 대외적 요인에 의한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량 감소에 더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의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S부문의 경영실적으로 매출 25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통상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올해 6조6700억원)의 절반 가량을 DS부문이 담당해왔던 만큼 1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컸다는 것을 뜻한다.
회사 측 관계자는 "서버용 D램 판매가 늘었지만,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영향으로 HBM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LSI는 고화소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로 실적이 소폭 개선된 반면,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 가동률 정체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메모리 사업이 3조원대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 2조원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이같은 실적이 나왔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HBM 개선 제품의 하반기 판매 확대와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 폭 개선으로 점진적인 실적 회복을 점쳤다.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관세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하반기 매출 개선 폭에 다소 변동성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사 HBM 판매량은 1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HBM3E 개선 제품 판매 확대와 더불어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주요 응용처의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 가동률 정체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온 파운드리 부문 역시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적자 폭이 개선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모바일 및 PC 시장의 수요 증가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서 주요 고객사의 수요 부진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최근 악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가동률이 개선되며 적자 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와 경제 성장 둔화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기존 계획에 더해 현재의 불확실성이 사그라들면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HBM3E 12단 개선 제품의 초기 수요 대응과 서버용 고용량 제품 중심의 사업 운영으로 고부가가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E 개선 제품은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판매 기여 폭이 증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HBM4의 경우 "고객사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과 같이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업계 관심이 높은 커스텀(맞춤형) HBM 또한 HBM4와 HBM4E 기반 여러 고객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커스텀 HBM4는 2026년부터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사는 HBM4와 HBM4E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한 필요한 투자를 지속 집행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부문이 주목하고 있는 초미세공정에서도 수주 확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나노 1세대 공정의 신뢰성 평가를 완료해 2분기 양산 투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2나노 GAA 공정 수율(양품비율) 개선과 안정화에 집중해 양산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2나노 1세대 GAA 공정 양산을 시작하고 2나노 2세대 고객사 수주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 측은 8세대 V낸드 전환 가속화로 원가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제품에 SoC를 적용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2억 화소 센서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전 세계 성장률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생산기지와 판매 거점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반기로 가면서 실적 개선세가 확대되는 ‘상저하고’의 모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