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한 LG화학, 고수익 중심 사업 재편…‘수익 방어’ 총력(종합)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4.30 19:59  수정 2025.04.30 22:06

1분기 영업이익 4470억…전년비 68.9% 증가

석유화학 공급과잉·양극재 관세 리스크 속 설비투자비 조정

미국 테네시 공장 조기 가동·고객사 다변화로 대응

LG화학 홈페이지. LG화학 홈페이지 캡처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 부진 속에서도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고수익 중심 사업 재편과 투자 조정, 구조조정 등을 통해 ‘흑자 기조’ 방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68.9% 증가한 44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1710억원으로 4.8% 증가했다.


영업손실 2520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한 전 분기와 비교하면 흑자로 전환했다. 석유화학 사업의 적자 폭 축소, 전자소재 및 엔지니어링소재의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 등으로 전 분기 대비 개선된 성적을 거뒀다.


‘흑자 기조’ 방어 위해 투자 조정…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예고


앞으로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LG화학은 고성장, 고수익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등 경영 전반의 운영 효율성 제고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투자 우선순위를 정교화하고 운전자본 관리 고도화와 강도 높은 비용 절감 활동을 병행해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은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 계획에 대해 “연초 2조8000억원의 투자를 예상한다고 말했지만 여러가지 재무구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 중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정해 감축해나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예정돼 있는 투자가 핵심 사업인 3대 신성장동력 사업에서 대부분 진행돼 크게 감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LG화학은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정체되거나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 당사 사업과 시너지가 부족한 영역에 대해서는 포트폴리오 구조를 재정립하면서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 인앤아웃을 활발하게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사업 부문별 전략도 이런 방향에 맞춰 구체적으로 추진된다.


석유화학, 공급과잉·관세 리스크 속 구조 재편 가속


LG화학은 고수익 적용처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 가속화와 미국 현지 영업 역량 및 생산 거점을 적극 활용해 미국 내 수입 비중이 높은 제품의 매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범용 사업 구조 개편 진행 상황에 대해 “석유화학 구조 개편은 다양한 외부 변수로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방향성은 다운스트림 경쟁력 강화와 원료 경쟁력 제고에 맞춰져 있다”며 “한국 정부는 2023년 12월 석유화학 구조 재편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대기업 수혜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을 포함한 국내 석유화학 대기업은 세제 혜택 및 지원 규모 확대를 지속 건의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공급 과잉 설비 문제 해결,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을 실시했으며, 상반기 중 후속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공급 과잉과 미·중 고율 관세 영향으로 수급 밸런스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가와 나프타 등 원료 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래깅효과를 고려할 때 2분기부터 PVC, 합성고무 등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미중 관세 전쟁 등의 정책 변화로 수요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 등 대외 환경 변화도 실적 회복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주택 및 인프라 재건 수요에 대비해 건축용 PVC 등 수출 방향을 유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저가 나프타 수입 감소로 중국 업체와의 격차는 일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며 글로벌 나프타 가격의 안정화도 기대하고 있다.


美 관세에 양극재 수요 불확실…테네시 공장 가동 앞당겨 대응


전지 재료 사업 역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수요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4월 자동차 관세 부과 이후 전기차 전방 수요 둔화로 당분간 양극재 출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화학은 선제적으로 생산 거점을 확보한 미국 테네시 공장의 이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가동률, 재고 관리 등을 보다 엄격히 운영하며 고객사 다변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LG화학은 “미국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차량 제조비와 가격이 상승하며 EV를 포함한 차량 수요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중국을 제외한 국가는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받았지만, 지난 5일부터 기본 관세 10%가 부과돼 미국향 수출 양극재 구매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G화학은 2026년부터 가동예정인 미국 테네시 공장을 통해 현지 공급을 요구하는 고객 수요 대응에 있어 경쟁 우위가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양극재 외판 고객도 확대하기 위해 북미 시장 중심으로 신규 수주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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