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면 스마트폰으로 촬영
유럽의 젊은 거장 라두 주데 감독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사회적인 갈등을 스마트폰이라는 시대적 언어로 담아냈다.
30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배우 에르테르 톰파, 베네테크 미클로시 터나세, 아도니스 탄차, 민성욱,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성경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콘티넨탈 '25' 개막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라두 주데는 젊은 거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유럽에서 가장 주목 받는 감독이다. 주인공이 강제 퇴거를 행정적으로 집행하다가 비극적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인물이 트라우마를 회복하면서 사회의 관습과 모순이 영화 안에 잘 들어가 있다. 라두 주데 감독은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정치 문제를 드러내며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콘티넨탈 '25'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개막작으로 '콘티넨탈 '25'를 초대하게 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며"이 작품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대담한 영화다. 우리 시대 어울리는 이미지는 무엇인가란 대답을 드러낸다. 새로운 서사 속에서 기술과 사람의 관계 변화가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주국제영화제는 시작부터 대안을 영화제의 정체성으로 삼아왔기에 대규모 영화 제작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맥락에서 소개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오솔로니아 역을 맡은 에르테로 톰파는 "준비는 오래했는데 촬영은 12일 만에 마쳤다. 감독님과 전 다른 도시에 살고 있어서 온라인으로 준비했다. 감독님께서 원하는 걸 완벽하게 알고 있고 유머가 있는 분이라 즐거웠다. 감독님과의 작업은 제가 꿈을 이룬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기뻐했다.
에르테르 톰파는 "감독님의 작업 방식은 놀랍다. 정말 빠르고 모든 것이 정확하다. 감독님의 작품은 대사의 순서를 바꿀 수 없고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레퍼런스가 많아 대사 안에서는 물론, 밖의 관점에서도 이해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또 유머를 만들어야 하는게 챌린지였다"라고 라두 주데 감독과의 작업을 떠올렸다.
오솔로니아의 제자로 등장하는 아도니스 탄차는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어 영화는 처음이다. 감독님의 또 다른 작품 '드라큘라'도 함께 하고 있다. 촬영하면서 관심이 있냐고 물어보셨고 배역이 마음에 들었다. 감독님이 친절하고 프로페셔널한 분이라 즐겁고 유기적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라고 라두 주데 감독과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영화는 루마니아와 헝가리인들의 뿌리 깊은 갈등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트란실바니아가 헝가리에서 루마니아로 넘어가며, 이곳에 살던 170만 명의 헝가리인은 루마니아 내 소수민족이 됐고 차우셰스쿠 정권 아래 문화와 언어가 탄압 받으며 양국 민족 간 갈등이 깊어졌다.
아도니아 탄차는 "저는 루마니아 출신이고 에르테르 배우는 헝가리 출신이다. 저희는 너무 친한 친구고 서로가 갖고 있던 갈등은 오래전 일이다. 두 나라의 민족주의는 교외에서 온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어리석다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양국의 갈등이 루마니아 안에서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 두 나라 바깥에서도 선보일 수 있어 좋다. 두 나라의 관계가 더 좋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반면 헝가리인인 에르테르 톰파는 "아도니아 탄차는 루마니아 사람이고 주류다. 오래된 일처럼 이야기 하고 있지만 현재의 이야기다. 촬영할 때 선거가 진행 중이었는데 극우가 떠오르고 있었다. 한 정치인이 헝가리인은 소수가 우리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친구와 사우나를 가면 왜 헝가리어를 하냐는 말을 듣는다. 극우주의가 유럽에서 퍼지고 있어 현실을 많이 반영한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극중 오솔로니아는 자신이 겪은 비극적 사건을 가족과 동료 지인, 신부에게 털어놓으며 상황을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에르테르 톰파는 "역할을 연기한 배우로서 본다면 오솔로니아는 착한 사람이지만 도덕적 위기 속에서 정치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고, 그로 인해 누군가가 고통받는 상황을 보게된다. 주인공은 똑똑하지만 모든 상황을 다 이해할 수는 없기에 울기를 반복한다"라며 "그런 반응은 결국 문제의 본질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아도니스 탄차는 "전주는 루마니아와 너무 다른 도시다. 최대한 잘 즐기고 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개최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