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오늘 오후 사퇴 유력…'反明 빅텐트' 참여할듯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5.01 04:00  수정 2025.05.01 04:00

오전까지 대행 일정 소화할듯…여의도 사무실 마련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남아…출마해도 '산넘어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1회 추경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대선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덕수 대행이 1일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뒤 공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동시에 출마 명분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덕수 출마 선언 2일 유력…대국민 메시지 낼듯

정부 등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전까지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마친 뒤 오후에 사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 선언은 사임 당일이 아닌 이튿날인 2일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행은 출마 선언 뒤 대국민 메시지 발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통합'과 도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기 대통령의 임기 3년 단축과 연계한 분권형 개헌 추진, 진영을 아우르는 거국 내각 구성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트럼프발(發) 통상 전쟁이 향후에도 최대 글로벌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른바 '미국통' '경제통'인 한 대행의 글로벌 안목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한 대행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도 '정치와 행정의 협력' '대한민국의 위로, 앞으로 도약' 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통합과 도약의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사퇴 직전인 전날에도 한 대행은 외교·안보 일정은 물론 경제·통상 행보를 보였다.


한 대행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조선 협력은 한미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대표 분야로 한국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지난 70년간 가장 성공적인 동맹으로 진화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안정의 핵심축으로 기능해 왔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이 지속 유지·발전돼 나갈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한 소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를 찾아 "규제혁신을 통해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 투자를 촉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민생 경제에 활력을 더하고자 노력 해왔다"며 "규제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한미 관세 협상을 선거 운동에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정 소화는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입당, 당장 안할 듯…여의도 사무실 마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행의 공직 사퇴와 출마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구 여권 관계자는 "일단 사임 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대행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뒤 대선 조직 활용도를 높이거나 지지층 결집을 위해선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선(先)입당 뒤 후(後)단일화'와 '선단일화 뒤 후입당' 등 2가지 흐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오는 3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양자 간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국민의힘 최종 결선에 오른 김문수·한동훈 경선 후보 역시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선관위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이 오는 7일이라, 만약 이날을 놓치게 되면 공보물에 '반(反)이재명 단일 후보'임을 명시할 수 없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단일화가 성공하면 대선까지 촉박한 시간 내에 '반명(反明) 빅텐트' 구축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대행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되자 더불어민주당의 반발 수위도 높아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 대행 측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사직한 직후, 이들이 나경원 의원 캠프가 사용하던 사무실에 입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사실이라면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한 대행이 실제로 사퇴한다면 사퇴 이전에 비서실장을 포함한 참모진에게 선거 관련 지시를 한 건 직권남용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 대행 측 실무진은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경선 때 사용하던 여의도 '맨하탄21' 빌딩의 사무실을 넘겨받은 것으로,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선언 시 이곳이 대선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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